등록 : 2010.07.05 20:42
수정 : 2010.07.06 11:23
세계 120여 이동통신사와 스마트폰 공급계약
‘적절한 가격’ 승부…프리미엄급도 출시 예정
2.7%(2009년 4분기)→0.9%(2010년 1분기). 엘지(LG)전자 휴대전화 부문의 영업이익률 추이다. 불과 3개월 동안 가파른 하락세다.
엘지전자가 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옮아가는 휴대전화 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대가는 혹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공공연히 엘지전자 위기론을 꺼내 들었고, 업계에선 최고경영진의 거취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무성히 돌았다. 이런 엘지전자가 올해 하반기에 대대적인 반전을 노리고 있다.
엘지전자는 5일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으로 ‘옵티머스 원 위드 구글’(Optimus One with Google·사진)을 내세우고 올 3분기 중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스마트폰은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4나, 모토롤라의 드로이드엑스(X), 삼성전자의 갤럭시에스(S) 등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처럼 프리미엄급 제품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 제품에는 아이폰4의 레티나 디스플레이나, 갤럭시에스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아닌 일반적인 고화질 엘시디 디스플레이가 들어간다. 언뜻 보면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엘지전자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이 쏟아지면서 이들 제품에 대한 수요는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판단한다”며 “앞으로는 프리미엄급보다는 다소 성능이 낮더라도 소비자한테 적절한 가격과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품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획 단계부터 구글과 함께 논의를 진행했다”며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가장 잘 구현하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세계 120여곳의 이동통신사와 공급 계약을 맺은 이 스마트폰이 올 하반기 히트 모델이 되기를 엘지전자는 기대한다.
물론 엘지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올 4분기에는 구글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2.2버전을 탑재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통화를 지원하는 모뎀 칩과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담당하는 프로세서 칩 등 두 개의 프로세서 칩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칩이 하나밖에 없는 탓에 실제 애플리케이션 구동 속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 제품은 애플리케이션 구동 전용 칩을 장착해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3.8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이 제품에는 사진이나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텔레비전이나 컴퓨터와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이밖에도 엘지전자는 올 하반기 중에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디자인과 색상을 강조한 ‘옵티머스 시크(Chic)’와 마이크로소프트사 운영체제인 윈도7을 탑재한 스마트폰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안드로이드 2.1버전으로 조만간 출시될 ‘옵티머스 제트(Z)’와 지난 6월에 출시한 ‘옵티머스 큐(Q)’도 연내 안드로이드 2.2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줄 계획이다. 안승권 엘지전자 사장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라인업을 갖췄다”며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스마트폰을 연이어 출시해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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