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7.11 19:17 수정 : 2010.07.11 19:17

아이폰에서 제조사가 설정한 잠금장치 해제
공짜 앱설치·멀티태스킹 가능…해킹위험 노출

[열려라 경제] 아하 그렇구나

‘스마트폰 탈옥’은 해킹과 같은 불법일까요? 절대왕정의 지배를 벗어나려는 자유의 몸짓일까요?

최근 애플이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아이오에스4’(iOS4)로 업그레이드하자, ‘탈옥’ 상태로 아이폰을 사용하던 이들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애플이 내놓은 최신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하면 ‘탈옥한 아이폰’을 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 사이에서 쓰이는 ‘탈옥’이란 말은 스마트폰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영어(Jail Breaking) 그대로 ‘탈옥’으로 표현되는 이 말은 애플 아이폰 운영체제의 각종 설정을 사용자가 무력화시키는 ‘잠금장치 해제’를 뜻합니다. 현실에서 ‘탈옥’은 심각한 범죄이지만, 스마트폰 탈옥은 자신이 구매한 기기를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됩니다.

애플은 아이폰의 생명이 운영체제와 콘텐츠 마켓에 있다고 여겨 철두철미하게 관리합니다. 아이폰에서 구현할 수 있는 기능도 애플이 허용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쓸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게 멀티태스킹으로, 애플은 컴퓨터·스마트폰에서 보편화된 이 기능을 아이폰에서 제공해오지 않았습니다. 아이폰 사용자가 동시에 여러 작업을 수행하게 되면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고, 악성코드와 바이러스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탈옥’을 통해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무력화시키면, 애플이 허용하지 않는 기능들도 이용자가 쓸 수 있게 됩니다. 멀티태스킹을 할 수도 있고, 바탕화면을 바꾸거나 통화목록을 선별 삭제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탈옥 이유’는 애플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다양한 응용프로그램(App)을 아이폰에 설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탈옥 아이폰을 위한 커뮤니티들에는 아이폰용 앱스토어에서 수십달러에 팔리는 각종 앱들이 잠금장치가 풀린 채 널려 있기 때문에, 많은 탈옥 아이폰 사용자들이 공짜로 내려받아 쓰고 있습니다.

‘탈옥’의 대가는 만만치 않습니다. 무엇보다 보안 위협이 큽니다. 정상 상태에서는 애플이 철저하게 관리하는 앱만을 설치할 수 있지만, 암시장에서 앱을 설치하는 탈옥폰은 악성코드나 해킹의 위협에 노출됩니다. 또한 국내 여러 은행들은 스마트폰 뱅킹 앱을 제공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뱅킹 앱들은 탈옥폰에서의 금융거래를 허용하지 않는 점도 큰 불편입니다. 탈옥폰은 사후서비스(AS) 대상도 아닙니다. 하지만 ‘탈옥’을 통해 나타난 사용자들의 요구에는 애플도 주목합니다. 아이오에스4가 탈옥폰에서 애용되던 기능인 배경화면 교체와 멀티태스킹 기능을 포함시킨 게 이를 말해줍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