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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06 20:09 수정 : 2010.09.06 20:11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 입구에 초대형 윈도폰이 전시돼 있다. 엠에스는 최근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폰7’ 최종버전을 완성했다.

제조사들 차별화 전략 불허
모바일시장 ‘MS 제국’ 의지

미국 MS 본사 방문 ‘스마트폰 전략’ 들어보니

스마트폰에서 자존심을 구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소프트웨어 제왕’의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인가?

엠에스는 지난 1일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윈도폰7’의 최종버전(RTM)을 완성해 각 제조회사에 공급했다. 이튿날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는 엠에스 본사를 찾아 윈도폰7의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4만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엠에스 본사는 90만㎡ 규모의 터에 100여채의 건물들과 운동장·공원 등으로 이뤄져 있어 마치 대학 캠퍼스를 방불케 했다.

■ 윈도폰7의 변신 윈도폰7 개발담당 임원 그레그 설리번은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대만업체인 아수스가 만든 3개의 윈도폰7 시제품을 시연하며 엠에스의 모바일 전략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엠에스가 스마트폰 전략 방향을 180도 바꿔 새로운 출발에 나선 것은 ‘윈도모바일’로 ‘쓴맛’을 보고 난 뒤다. ‘윈도모바일’이란 이름도 버리고, 기존 제품들과 호환성을 포기하는 결정도 내렸다. 새 전략의 핵심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에 대한 철저한 통제와 관리에 있다. 앞으로 윈도폰을 만들려면 단지 엠에스에 사용료를 내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다. 엠에스가 제시한 규격을 따라야만 ‘사용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엠에스는 하드웨어 성능과 디자인 형태에 대한 표준을 제시했다. 정전식 멀티터치, 1㎓ 중앙처리장치(CPU), 256M 램(RAM), 500만화소 카메라, 라디오 등이 최소요구 성능이다. 5가지 버튼의 위치와 기능도 똑같다. 예를 들어 전면에 홈·뒤로 가기·검색 버튼이 같은 위치에 놓여야 하고, 옆에는 전원과 카메라 버튼이 배치된다. 제조사나 이동통신사가 그동안 ‘특화서비스’라는 명목으로 탑재해왔던 각종 앱이나 디자인이 새 윈도폰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셈이다.

올해 말 예정된 윈도폰7 출시로 스마트폰 경쟁은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윈도폰7은 앱과 아이콘, 위젯으로 이뤄져 있던 기존 스마트폰 조작 방식에서 ‘타일’과 ‘허브’(Hub)라는 개념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피플, 사진, 게임, 음악과 비디오, 마켓플레이스, 오피스 등 6개 허브는 해당 주제에 관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한곳에 결합시켜 간편하게 보여준다.


윈도우7의 주요 특징
■ ‘소프트웨어 제국’의 야심과 뒷심 엠에스의 새 전략을 들어보면, 애플 아이폰이 단일한 제품 규격과 앱스토어를 통해 성공한 경험을 배우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다. 윈도폰의 규격을 승인하고 차별화를 허용하지 않는 것도 지속적으로 진행될 업그레이드를 엠에스가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따라서 앞으로 제조사들은 같은 성능의 제품을 누가 좀 더 싸게, 부드럽게 구현하느냐는 경쟁만 하게 된다. 엠에스 본사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은 이에 반발해 윈도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스마트폰도 결국 피시(PC)시장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피시 제조업체들이 모두 같은 소프트웨어(윈도)를 쓰지만 삼성이나 휼렛패커드(HP)처럼 제각각 제품을 내놓지 않느냐’는 게 엠에스의 설명이자 희망사항이다. 운영체제로 피시 시장을 지배하는 것처럼, 결국 모바일 시장에서도 제국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3일 시애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게임전시회(PAX2010)의 엠에스 부스에는 삼성과 엘지의 윈도폰7 제품이 전시됐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라는 스콧 그린에게 “윈도폰7이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어떤가”라고 물어봤더니 “사용자가 꾸밀 수 있는 기능이 많으며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통합해 보여주는 게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엠에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형 기업이다. 스티브 발머 엠에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6월 “엠에스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사이클을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한 사이클’에 불과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엠에스 본사에서 만난 한 개발자도 “엠에스의 힘은 지금 제품이 부족하더라도 앞으로 7.0, 8.0, 9.0을 계속 낼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는 점”이라며 “윈도, 오피스, 엑스박스 등이 처음부터 지금의 경쟁력을 갖춘 게 아니라 뒤에 나온 제품에서 다듬어졌다”고 기대를 담아 말했다. 레드먼드(미국)

글·사진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 윈도폰7 개발담당 그레그 설리번

“주제별 정보통합 ‘허브’가 핵심 기준 충족뒤 기능 차별화 가능”


그레그 설리번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폰7 개발담당 임원 그레그 설리번(사진)은 윈도폰7의 최대 특징으로 ‘앱을 선택한 뒤에 서비스를 쓰는’ 기존의 스마트폰 개념을 바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타일(tile) 형식으로 스마트폰 디자인을 바꿔, 이용자가 찾아 쓰는 게 아니라 정보를 직접 가져다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한 주제에 관한 다양한 형태의 정보와 기능을 묶어서 처리하는 기능을 갖췄다는 것이다. 첫 화면에서 ‘친구’를 ‘타일’로 설정하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메시지 등 친구에 관한 다양한 채널의 정보가 한곳에 모이고, 모든 정보 내용은 물론 업데이트 현황까지 표시된다.

설리번은 “아이콘을 눌러서 앱을 실행하는 방식이 아닌, 허브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연결시키는 전혀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게 기술진들에게 특히 어려운 문제였다”고 밝혔다. 엠에스의 ‘통제’로 제조사들의 ‘제품 차별화’를 제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차별은 하드웨어를 통해 가능하다”며 “엘지 제품에 자판이 달린 것처럼 카메라 센서, 화면 크기, 디스플레이 방식 등에서 차별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플랫폼을 바꿨기 때문에 “기존 윈도모바일과의 호환성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스마트폰의 구현 속도와 사용 경험을 훼손하지 않도록 다양한 제약을 가할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윈도폰7은 반응 속도를 보장하기 위해 제조업체들에 하드웨어 기준을 제시했으며,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등의 문서는 윈도폰에서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

앞으로 윈도폰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주기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애플의 아이튠스와 유사한 콘텐츠 관리프로그램을 통해 피시와 연결하면 모든 사용자들이 동시에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레드먼드/구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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