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9.07 21:52
수정 : 2010.09.0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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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용 D램 시장 점유율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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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D램 점유율 1·2위
업황 사이클 탈피 어려워
“비메모리 분야 투자 필요”
스마트 열풍에 메모리반도체 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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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공급량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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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기기의 스마트화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업계의 천수답식 경영에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인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가전전시회(IFA 2010)의 핵심 화두는 ‘스마트’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 소니 등 국내외 전자업체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경쟁적으로 선보인 제품은 대부분 태블릿피시(PC), 스마트폰, 스마트티브이 등 ‘스마트기기’다. 디지털기기에 개인용컴퓨터(PC) 기능을 더한다는 뜻인 스마트화는 일종의 디지털기술의 융복합(컨버전스)에 따른 현상으로, 이 분야의 큰 흐름으로 굳혀지고 있다.
이런 디지털기기의 스마트화는 메모리 반도체업계한테는 곧 수요의 증가다. 스마트기기는 모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기능을 갖춰야 하는 만큼 이런 기능을 수행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새로 들어가거나 더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미국 시장조사회사인 <아이서플라이>는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 격인 디(D)램 출하량이 해마다 50% 안팎으로 늘어나 2014년에는 2010년보다 5배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피시용 디램 중심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디지털기기의 컨버전스 현상과 맞물려 더 다양한 형태로 커지고 있다는 게 이런 전망의 근거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디지털기기의 스마트화에 따른 혜택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한국 반도체업계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디램을 포함한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세계시장을 국내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모바일용 디램이나 그래픽용 디램처럼 디지털기기에 많이 들어가는 제품에서는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1~3월) 기준으로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모바일용 디램제품의 업체별 시장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 66.9%, 하이닉스 18.4% 등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이나 엘피다 등 외국 업체들이 피시용 디램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데 천착하며 모바일용 디램엔 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하지 못했다”며 “반면 국내 업체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모바일용 디램에 대한 집중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물량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메모리 반도체의 품질과 성능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인증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후발주자의 추격도 쉽지 않다.
디지털기기의 스마트화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업계에 좀더 안정적인 수요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천수답식 경영을 완전히 탈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바일용 디램 가격 추이도 피시용 디램 가격과 일정한 시차를 두고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관찰된다”며 “이는 모바일용 디램 역시 업황 사이클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벌어들이고 있는 막대한 수익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적극 투자해 메모리 일변도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안정적 수요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80%를 점유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의 진출은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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