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길에 ‘젊은 조직론’ 언급
“연말 인사와 관련된 큰 그림”
이재용 부사장 발탁 가능성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앞두고 ‘젊은 조직론’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 30일 멕시코 출장을 마치고 입국하면서 김포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21세기는 세상이 빨리 바뀌기 때문에 판단도 빨리 해야 하고, 그래서 젊은 사람이 조직에 더 어울린다”며 “앞으로 모든 리더는 젊음 외에도 리더십과 창의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멕시코 출장길에 오르며 “어느 시대이건 조직은 젊어져야 한다”고 말했던 이 회장이 다시 한번 젊은 조직론을 꺼내든 것이다.
애초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젊은 조직론에 대해 “원론적 말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해왔다. 삼성그룹은 그간 “최근 2년 새 큰 폭의 임원 인사로 이미 사장단이 젊어져 있다”며 “회장님 말씀이 세대교체나 물갈이 인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해석했다. 현재 삼성그룹 사장단의 평균 연령은 53.7살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다시 젊은 조직론을 꺼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이 회장의) 출장은 대외적으로는 올림픽 유치 활동 목적으로 돼 있지만, 연말 인사 등과 관련한 큰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었을 것”이라며 이번 발언이 나온 시점에 주목했다. 실제 이 회장은 멕시코 일정을 마친 뒤 지난 25일부터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함께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 머물며 내년 사업 계획 등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일각에선, 이 회장의 젊은 조직론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사장 발탁 가능성으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40대 초반인 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번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젊은 조직론이 실제 이 부사장 승진의 사전 포석인지는 확실치 않다. 삼성 내부에서도 지난해 말 삼성전자 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승진한 이 부사장이 통상 3년인 삼성의 승진 연한에 비춰 볼 때 사장 발탁은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과 함께, 두 살 어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나 동갑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미 부회장 반열에 오른 재계 상황을 염두에 두면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은 무리가 아니라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2008년 삼성비자금 사태 여파로 해체한 전략기획실 복원에 대해선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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