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1.03 20:20
수정 : 2010.11.04 09:38
“회사차원 일 아니다”…사태 확산될라 촉각
삼성그룹이 최근 불거진 <문화방송>(MBC) 내부 정보 유출 사건(<한겨레> 2일치 11면)에 자사 직원이 연루된 것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3일 서울 서초동 삼성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떤 식으로든 저희 삼성 직원이 관련됐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정보 유출 당사자로 알려진) 오아무개 부장이 문화방송 퇴직 후 1년여를 지나 개인적인 관심으로 문화방송 사내망에 접속한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은 이번 사안이 회사 차원에서 벌어진 일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다만 오 부장이 문화방송 사내망에 접속할 수 있었던 과정과 사내망에 접속한 동기 등에 대해선 “조사를 진행중이어서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문화방송은 자체 감사를 통해 오 부장이 2007년 문화방송에서 퇴사한 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홍보 업무를 담당하면서 문화방송 내부 통신망에 접속해 정보에 접근한 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한편 삼성은 이번 사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 쪽은 오 부장의 행위가 외부인이 특정 기업의 내부 정보를 빼내거나 비밀리에 열람하는 행동을 금지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삼성 관계자는 “실체적 진실과는 별개로 문화방송 노조가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할 경우 상당히 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을 내어 “기업의 본분을 저버리고 한국 사회 전체를 감시·통제하려는 삼성의 시도가 드러났다”며 “삼성은 이번 사건의 전말을 공개하고 책임자 문책과 공개 사과 등 재발 방지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