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화를 귀에서 뗀다
2> 폴더 상단을 잡거나 어디에 기댄다.
3> 닫는다. 혹은
1> 전화를 귀에서 뗀다
2> 키패드를 시야 안으로 보이게 옮긴뒤 종료 버튼을 누른다.
반면 슬라이드형을 쓰는 이용자라면 그 시간이 찰나의 차이지만 좀 더 빠르게 종료를 할 수 있다.
1> 통화가 끝나갈 즈음에 손가락 하나를 슬라이드 최상단에 걸친다
2> 내린다
끝이다. 길어야 1초도 안 되는 시간 차이겠지만 슬라이드의 원상복귀 탄력은 너무나 순식간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자기도 모르게 통화를 불친절하게 끊기 쉽다. 통화를 마칠 때의 예의는 상대방이 말을 끝내자마자 종료음을 내선 안 되는 것임은 만인이 알고 있지만, 슬라이드의 그 탄력에 맛들이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아주 불친절한 휴대폰 이용자가 되기 쉽다. 신경써서 통화를 종료하지 않는 이상 상대방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일 것이다. 자신이 말이 끝나자마자 무섭게 끊긴 전화를 잠시 놀란듯 바라보며 '무지 바쁜가 보네' '어 이 사람 매너가 왜 이래' 얼굴보다 목소리로 만나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인데, 친절하게 통화를 마쳐야 하는데 슬라이드폰은 그 친절한 시간마저 빼앗아 간 듯 싶다. 이 문제를 직감한 이후론 전화끊기가 아주 조심스럽다.
통화가 끝나간다면...
1. 왼손 둘째 손가락에게 경고사인을 보낸다.
2. 통화가 끝난다. 전화를 귀에서 뗀다.
3. 조용히 액정이 시야에 보일 때까지 전화기를 옮긴다.
4. 슬라이드를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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