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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1.18 15:38 수정 : 2005.11.18 17:10

월드사이버게임즈(WCG) 2005 대회

세계 최대 게임대회인 월드사이버게임즈(WCG) 2005 대회에서 3세 유아, 40세 중년, 여성까지 세계의 다양한 게이머들이 모여 게임을 매개로 '나이, 성별, 국경의 장벽'을 넘은 평등한 만남을 연출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이란의 만 3세 아민 골남(Amin Golnam) 어린이로 축구게임 '피파 2005'의 이란 예선전에서 탈락했지만 참가하려는 열의를 인정받아 대회 사상 최연소 선수로 초청됐다.

골남이 게임을 시작한 지는 반 년 정도. 이란 예선에서 피파 종목 2위를 차지한 사촌형에게서 배워 게임을 시작하게 됐다.

아직 말도 서투르고 낯선 사람만 보면 겁을 먹는 나이지만 게임패드만 쥐어주면 능숙하게 조작해 슈팅, 패스 등의 기술을 손색없이 구사한다.

골남 어린이를 데리고 싱가포르까지 온 아버지 모하메드 골남은 "아들이 이런 큰 축제에 오게 돼서 너무 흥분하고 좋아한다"며 "아들이 어리긴 하지만 하루 중 그리 장시간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어서 좋아하는 한 하게 놔두고 있다"고 말했다.

골남과 대조적으로 자동차 경주게임 '니드 포 스피드' 종목 헝가리 대표 라요스 헤게더스(Lajos Hegedus)는 참가 선수 평균 나이 19.8세의 딱 두배인 한국 나이 마흔의 '최고령자'다.

군에서 전기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헤게더스는 이미 10년 넘게 게임기용 게임을 즐겨온 게임팬.

평소 스포츠 드라이빙을 좋아하고 폭력적 게임을 싫어하는 헤게더스는 1년 전 니드 포 스피드 게임을 접하고 취향과 맞아 열성적인 게이머가 됐다.

특히 17세의 아들도 같은 클랜(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자 게임광'이다.

헤게더스는 "게임을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까지 참가하니까 아내는 좋아하지 않지만 아들하고는 게임을 함께 하면서 매우 사이가 좋다"고 웃었다.

아들뻘 되는 젊은 선수들과 겨루게 된 헤게더스는 "게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나이가 아니라 게임속에서 어떤 플레이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상대가 6살이건 60살이건 그저 상대일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베레나 블라요(Verena Vlajo, 25) 선수도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WCG 본선대회에 참가해 행사장에서 남자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 격투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 얼티메이트' 종목으로 참가한 블라요는 작년 자동차 경주게임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 자국 예선을 통과해 출전권을 따냈다 개인 사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이번에 출전의 꿈을 이뤄 더 기뻐하고 있다.

블라요는 4살 때 아버지가 사 준 가정용 게임기로 게임의 세계에 빠져든 뒤 랜 파티(LAN Party, 게이머들이 모여 랜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대전을 벌이는 행사)에도 자주 참가하고 게임잡지에 글도 쓰는 '열혈 게임처녀'.

블라요는 "남자 게이머와 경쟁하면서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어려움을 느낀 적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주목을 받아서 더 좋다"며 "여자가 게임에 소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게임을 더 좋아해 남자들이 많을 뿐"이라고 당당함을 과시했다.

블라요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게임에 별로 관심이 없으며 내 또래 여자애들이 게임 좋아하는 경우는 더더욱 거의 없다"며 "한국에서 온라인게임, e-스포츠가 매우 인기있는 것을 알고 있으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부러움을 나타냈다.

대학에서 초등학교 교사 과정을 밟고 있는 블라요는 "WCG에 와서 너무 즐거우며 내년 대회에는 원래 더 좋아하는 자동차 경주 게임으로 참가하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 (싱가포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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