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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17 18:34 수정 : 2006.02.17 18:34

썰렁한 중개업소 서울시의 강남권 재건축 용적률 제한으로 재건축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17일 오후 한 시민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에 있는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을 종종걸음으로 지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대치동 은마등 직격탄 주민 “허탈” 울분삭여 ‘로또’ 사실상 물건너가
수익커녕 비용 부담만 리모델링쪽 선회 늘 듯
층고 제한 안받는 7곳 반사이익 기대감 꿈틀


‘용적률 210%’ 한파

“건물은 썩고, 새시도 오래돼 이사하거나, 짐 나를 때도 조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래도 여기 사람들, 기다리면 재건축이 되겠거니 생각하고 참아왔던 것인데, 믿었던 서울시마저 그런 결정을 내리다니 허탈할 따름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 조아무개씨(50)는 은마아파트가 부동산 문제의 진원지처럼 낙인찍힌 것이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씨는 당분간 집을 내놓거나 이사할 생각은 없다면서 “지금까지도 기다려왔는데 한 1~2년 더 못기다릴 것도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서울시가 지난 16일 서울시내 강남권 3종주거지역의 재건축 용적률을 210%로 제한하기로 하자,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3종에 해당하는 서울시내 중층(10~12층) 재건축 단지는 모두 28개로, 이 가운데 강남권에서는 논현동 경복, 대치동 은마·쌍용1·2차, 잠실동 우성·우성4차 등 17개 단지가 해당된다. 이들 단지는 최근까지 지난해말 서울시의회의 용적률 230% 방침에 기대를 걸면서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으나, 최종적으로 210%로 제한됨에 따라 당분간 재건축 사업이 물건너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마아파트의 예를 들면, 기존 용적률이 197%인데 재건축 용적률 210%를 적용해서는 재건축을 통한 수익은 커녕 비용 부담만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용적률 규제를 받게 된 중층 재건축 단지에서는 매매 거래가 끊겼고, 일부 단지에선 매물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ㅂ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제 더는 못기다리고 정리해 떠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생기지 않겠냐”면서 “3~4월이 되면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 매맷값이 8억원을 웃돌았던 은마 31평형은 최근 7억8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용적률 제한 조처에 따라 재건축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는 단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 인근 ㄷ공인 관계자는 “주민들이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라며 “이번 발표로 재건축에 제동이 걸린 만큼 리모델링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시 결정으로 2종에서 3종으로 종상향이 가능해진 강남구 대치동 청실·국제, 삼성동 홍실아파트 등 7개 단지는 반사이익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있다. 이들 단지는 용적률은 210%로 묶이지만 층고는 제한을 받지 않아 20층이 넘는 고층아파트 건립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치동 청실아파트 상가 ㅅ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청실아파트의 경우 3종 상향과 층고제한 완화는 호재지만 용적률 제한과 개발이익환수제가 발목을 잡는 요인”라며, “매수 문의는 꾸준하지만 거래 성사는 드물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는 소평평수 의무제와 늘어난 용적률의 25%를 임대아파트로 짓도록 하는 개발이익환수제가 시행되고 있는 데다, 앞으로는 재건축 개발부담금까지 도입되면 재건축 사업은 ‘3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훈 석진환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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