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26 19:27
수정 : 2006.03.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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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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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사는 지난 24일 판교 새도시 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놓으면서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는 계약자는 개별선택(옵션) 품목을 선택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판교의 주공 분양아파트 옵션품목은 거실장, 화장대, 붙박이장, 바디샤워기, 식기세척기, 비데, 가스오븐렌지, 주방티브이폰 등 9개다. 소비자가 발코니를 확장하면 이들 옵션 중 필요한 것을 고를 수 있지만, 발코니 확장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도록 됐다.
현행법상 발코니 확장이나 개별선택 품목을 한묶음으로 파는 것에 대한 법적 제약은 없지만, 주공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으면서 개별품목은 선택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무시한 처사이기 때문이다. 주공은 이에 대해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한 평면이어서 확장을 하지 않으면 공간이 모자라 설치할 수 없는 옵션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하지만 이는 군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바디샤워기나 주방티브이폰, 비데, 가스오븐렌지 등은 발코니 확장과 관련이 없는 품목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주공의 처사는 옵션품목을 미끼로 해서 발코니 확장을 최대한 유도하기 위한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 주공이 발코니 확장을 유도하려는 이유는 자명하다. 발코니 확장을 선택하는 계약자가 많을수록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주 희망자들로서는 발코니 확장을 하려면 1천만원 정도의 추가부담이 요구된다. 가뜩이나 아파트 분양가에 거품이 많다는 비판이 높은 터에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주공의 발상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는 주공이 민간업체보다 판교 아파트 분양가격을 싸게 내놓은 ‘공’도 빛을 바래게 만들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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