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10 18:59
수정 : 2006.04.10 19:06
5개월만에 5백만원 ↑…개포 3685만원 최고
3·30대책에도 올라…재건축은 오름세 주춤
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사상 처음으로 평당 3천만원대에 진입했다. 10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스피드뱅크 조사를 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강남구 전체 아파트의 평당 매맷값은 3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3·30 대책 발표 직후인 1일의 2968만원보다 32만원 오른 것이다. 부동산114 조사에서도 지난 8일 강남구 평당가는 2945만원으로 3천만원에 바짝 다가섰다.
2년여 만에 평당 1천만원 껑충= 강남구 아파트 평당값은 2003년 11월 2천만원이었으나 지난해 11월 2500만원으로 오른 데 이어 다시 3천만원대마저 가볍게 정복했다. 2천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오르는 데는 2년이 소요됐으나, 2500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뛰는 데는 겨우 다섯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강남구 평당값이 1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오르는 데 3년9개월이 걸렸는데 2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오르는 데는 2년5개월로 단축됐다”며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1년 안에 4천만원, 1년6개월 뒤면 5천만원이 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개포동 등 일부 재건축 아파트값은 평당 7천만원을 넘어섰고 인기지역 중대형 아파트도 평당 5천만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강남구에서 평당값이 가장 높은 곳은 개포동으로 3685만원이었으며, 압구정동(3495만원), 대치동(3345만원), 도곡동(2836만원), 삼성동(2483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평형별로는 재건축이 많은 20평 미만이 3916만원으로 가장 높고 50평 이상 3494만원, 40평대 3312만원, 30평대 2650만원, 20평대 2215만원 등이었다.
“연말 하락 가능성” 지적도= 3·30 대책 이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일부 단지 호가가 수천만원씩 내리는 등 상승세가 멈춘 상태다. 그러나 일반 아파트 매맷값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개포우성 31평형이 평당 5천만에 가까운 15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고, 올해 초 입주한 도곡동 도곡렉슬 26평형 로열층은 8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런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개포, 대치, 도곡, 압구정동 등 강남구 핵심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매물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태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을 누르면 일반 아파트값이 오른다는 이른바 ‘풍선효과’ 심리가 시장에 팽배한데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처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예상했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 최근 한국은행의 콜금리 동결도 강남 아파트값 안정에는 부정적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곽창석 부동산 퍼스트 전무는 “강남에서는 매물이 절대 부족한 가운데 간혹 나오는 고가매물이 거래되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양도소득세 실거래값 과세 유예기간 막바지인 올해 연말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나와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졌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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