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30 20:31
수정 : 2006.04.30 20:31
전용면적 25.7평 이하 공공분양
서울·수도권서 6~7천가구 나와
불입액수 따라 전략적 선택을
경기 안양시에 거주하는 청약저축 가입자 김아무개씨는 지난달 판교 새도시 분양에 도전하려고 청약서류를 준비했다가 허탈감만 맛본 기억이 씁쓸하기만 하다. 김씨는 지금까지 매달 10만원씩 8년 동안 청약저축 960만원을 불입했지만 판교 주공 분양아파트의 입주 문턱은 예상보다 높았다. 33평형은 말할 것도 없고 20평대 주공아파트도 수도권 5년 이상 무주택, 청약저축 1300만원 이상 접수에서 청약자 수가 공급 가구수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김씨 같은 청약저축 가입자라면 실망하지 않아도 된다. 불입액이 높은 장기가입자들 상당수가 판교에 당첨돼 빠져나갔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공공분양 아파트에 당첨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질 전망이다. 오는 8월 판교 2차 분양에 재도전해볼 수도 있다.
공공분양 어디서 공급되나?= 올해 안에 서울·수도권 청약저축 가입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공공분양 아파트는 6천~7천여가구 정도로 추정된다. 서울지역에서는 하반기에 에스에이치(SH)공사가 사업 시행을 맡고 대형 건설사들이 짓는 은평뉴타운 아파트가 대기하고 있다. 경기권에서는 판교 2차를 비롯해 의왕 청계지구, 성남 도촌지구 등 입지여건이 우수한 택지지구에서 주공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에스에이치공사는 서울 은평구 진관내동과 진관외동 일대 은평뉴타운 1지구에 18~60평형 4304가구를 하반기에 분양할 계획이다. A공구는 롯데건설과 삼환기업이 1593가구, B공구는 현대산업개발과 태영이 1437가구를, C공구는 대우건설과 에스케이건설이 1274가구를 시공한다. 아직 구체적인 평형별 가구수는 미정이지만 전용면적 25.7평 이하는 청약저축 가입자가 신청할 수 있다.
주공은 성남 판교에서 8월에도 청약저축 가입자를 위한 분양 물량을 내놓을 계획이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 공공분양은 6개 블록 1774가구이며, 평형은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20평대 일부를 포함해 대부분이 33평형이 될 전망이다. 공공분양 외에 주공이 짓는 임대아파트 2085가구도 있지만 이 물량은 전용면적 25.7평 초과 중대형으로 청약예금 가입자에게 공급된다.
경기권에서 판교 새도시의 대체 청약지로 꼽히는 곳이 성남 도촌지구와 의왕 청계지구다. 성남 도촌지구는 24만여평 크기의 미니 새도시로 분당 야탑역에서 차로 10분쯤 걸린다. 주택공사가 11월에 29~33평형 40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평당가는 900만~1천만원선으로 판교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왕 청계지구는 의왕시 청계동 일대 평촌과 판교 새도시 사이에 있는 택지지구다. 주공이 12월에 두 블록 30~34평형 62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도촌과 청계는 원가연동제를 적용받지 않아 판교와 달리 입주 뒤에는 전매가 자유로운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 밖에 연말께는 고양 행신2지구(37평형 84가구), 시흥 능곡지구(33평형 239가구) 등에서 공공분양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청약저축 예금 전환 신중해야= 지난달 판교 주공아파트 분양 이후 청약저축을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청약저축에 가입한 지 3~4년 이내인 경우 판교에 신청서도 내밀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차라리 예금으로 갈아 타 민영아파트 청약기회라도 갖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기 때문이다. 청약저축 가입자는 자신이 부은 돈이 해당 지역 청약예금 예치금액에 도달한 경우 청약예금으로 바꿀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청약저축 불입액이 300만원을 넘었다면 청약예금 300만원으로 돌려 전용면적 25.7평 이하 민영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청약저축을 예금으로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5.7평 이하 청약예금으로 돌릴 경우 예금뿐만 아니라 경쟁자인 청약부금 가입자도 많아 인기지역에서는 당첨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성남시를 포함한 경기도에 거주하는 불입액 400만원 이상 청약저축 가입자로서 8월에 판교 중대형을 분양받고 싶은 수요자라면 과감하게 청약예금 400만원으로 갈아타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들로서는 이 방법이 유일하게 판교에 입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청약저축 불입액이 1천만원 이상인 가입자라면 8월에 판교에 재도전해본 뒤 판교에서 탈락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송파새도시, 올해는 은평뉴타운을 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불입액이 600만~1천만원 정도 가입자라면 하반기에 성남 도촌, 의왕 청계지구에 도전해볼 만하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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