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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매입·시공·분양까지 집접개발 늘어
규제 풀려 내국인들 상대 분양도 활발
중견 건설업체 성원건설의 마케팅팀은 요즘 국외 부동산 구입에 관심있는 부유층 고객들에게 보여줄 영상 홍보물과 카달로그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 회사는 오는 10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본보기집을 두바이 현지와 서울 테헤란로에서 동시에 개관할 예정이다. 현지인 뿐만 아니라 내국인을 대상으로도 분양하기 위해서다. 국내 건설업체들의 자본력이 풍부해지면서 외환위기 이후 중단되다시피 했던 국외 개발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국외 개발사업은 건설사가 직접 땅을 매입해 시공한 뒤 분양까지 도맡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런 직접 개발사업은 시공만 하는 도급사업과 달리 적지않은 투자비가 드는데 반해 성공할 경우 수익성도 그만큼 높다는 게 매력이다. 올들어 국내 건설업체의 대표적인 국외 개발사업으로는 대우건설, 경남기업, 동일하이빌, 코오롱건설, 대원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따낸 10억 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새도시 개발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하노이 홍강 남부 호따이호따이 지구에 상업시설과 아파트 4500가구를 짓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아파트 분양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중견 건설사들의 국외 개발사업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성원건설은 두바이 비즈니스베이에 짓는 주상복합(260가구) 외에도 오는 11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25층 400가구짜리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반도건설도 두바이 비즈니스베이에 지상 50층짜리 주상복합 2개동을 건설하고 있다. 동일토건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 6만여평의 터를 사들여 2010년까지 6단계에 걸쳐 주상복합아파트 등 40개동 3천여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1차 분양에서 현지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중견 건설사 신일은 중국 상하이 징안구에 연면적 3만평 규모의 오피스빌딩과 상가로 이뤄진 ‘징안스퀘어’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신일쪽이 40%의 지분을 갖고 현지 업체와 공동투자했으며, 내년 초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국외 개발사업이 활발한 것은 국내 토지가 절대 부족한데다 국내 건설경기 위축으로 활로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업체들이 지난 몇 년동안 국내 시장 호황을 통해 자본을 축적해,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내국인의 국외 부동산 구입에 대한 규제가 대폭 풀린 것도 큰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는 내국인이 100만달러 한도에서 투자 목적으로 국외 부동산을 취득하는 게 가능한데, 앞으로 투자금액에 대한 규제는 더 완화될 예정이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성원건설의 두바이 주상복합 분양이 잘 되면 중견 건설업체들의 국외 개발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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