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8.02 18:39
수정 : 2006.08.02 19:14
중국 등 부동산 내국인 상대 직접분양 늘어
투자 성공여부 미지수…계약자 보호장치 없어
최근 내국인을 대상으로 중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의 부동산을 직접 분양하는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 5월 국외 부동산 투자 한도를 100만달러까지 대폭 완화하면서 여유계층을 중심으로 국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과거에도 국외 부동산 투자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이 국외에 직접 짓는 아파트 등을 분양하는 상품이 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국외부동산 투자 전문업체 지에스아이앤디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인근의 마인스리조트 시티안에 위치한 주상복합 레지던스 ‘더 헤리티지’를 다음달 국내에 선보인다. 리조트형인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기준 13~80평형으로, 총 260가구에 이른다. 분양값은 평당 500만원대로 평형별로 9700만~4억7천만원으로 예정돼 있다. 후분양 방식으로 내년 3월 입주예정이며, 입주자는 인근 골프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지에스아이앤디 관계자는 “임대를 놓으면 연 7~8%의 수익률이 예상되며, 지난 10년간 현지 부동산 시장의 매맷값 동향을 볼 때 연간 2~3%의 집값상승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팬아시아네트웍스는 필리핀의 아이알라그룹, 락웰그룹과 각각 손잡고 필리핀 마닐라 인근의 마카티에 건설중인 주상복합아파트 ‘세렌드라’와 ‘호야’를 분양하고 있다. 공급물량은 25~72평형 1970가구에 이르며, 분양값은 평당 600만원선이다. 세렌드라는 이미 입주했으며 호야는 2008년 3월 입주예정이다. 팬아시아네트웍스 관계자는 “52평형 기준으로 월 임대료가 200만~250만원 수준으로 임대수익률이 연 10%에 가깝다”고 말했다. 에이치에스글로벌은 최근 타이 펫차부리에 짓는 빌라와 골프리조텔 270가구의 분양을 내국인 상대로 해서 100% 완료했다.
중국에서도 국내 업체의 아파트 분양이 한창이다. 부동산개발회사인 에스알개발은 중국 선양에 짓고 있는 5천가구 규모의 고층 아파트 ‘에스알신성’을 내국인에게 분양하고 있다. 분양값은 평당 350만~400만원선이다.
이처럼 내국인을 상대로 한 국외 부동산 분양이 최근 들어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전문가들은 투자성공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분양 업체들이 제시하는 청사진을 들고 현지를 방문해 실물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덜썩 계약하는 ‘묻지마식 투자’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현지 경제 여건상 부동산 가격상승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또 국외 부동산 분양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의 대부분이 중소업체여서 신인도가 떨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국내와 달리 선분양 계약자 보호장치가 없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동남아시아의 경우 이민이나 교육 등 실수요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괜찮겠지만 수익 목적의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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