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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부자동네 아파트 시세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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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등 기존주택 하락세 멈춰
집값 올라봤자 땅값 상승분
안정 되찾은 일본 부동산시장 르포아오야마 최고급아파트 평당 3200만원
강남보다 싼 도쿄 집값 “여기가 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는 곳인데, 맨션(한국의 아파트) 가격은 얼마나 뛰었습니까?” “신축 맨션이 평균 지난해보다 평당 50만~70만엔(약 400만~560만원), (계산기를 두드린 뒤) 10~15% 올랐네요.” “주변에 있는 기존 맨션값도 따라 오르지 않았나요?” “건물 자체의 값은 내렸지만, 땅값 상승으로 말미암아 아주 조금 올랐을 뿐입니다.”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상승세는 잘 해야 1~2년 가지 않을까요. 더 오르면 살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거품 얘기도 나오던데 투기는 없나요?” (싱긋 웃으며) “그런 것 잊은 지 오래됐어요.” 14일 오전 도쿄의 새 명물 오모테산도힐즈 쇼핑몰 부근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 그로플래닝. 이곳의 중개인 스즈키 도시야(52)는 “한국의 아파트값 폭등은 일본의 거품경기 때를 떠올리게 한다”며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 아오야마 일대는 같은 미나토구의 롯폰기·아카사카·다카나와 등과 함께 땅값이 가장 먼저 상승세로 돌아선 최고급 상업·주택지다. 주택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땅값 반등은 거품경제 붕괴 이후 15년 만인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오모테산도힐즈 주변은 올해 전년 대비 30% 가량 올라 ‘미니 거품’ 우려를 낳고 있다. 도쿄의 ‘빅3’인 미나토·지요다·주오구의 땅값은 평균 18% 가량 올랐다. 제자리걸음 하는 기존 맨션=가장 비싼 축에 드는 아오야마 일대의 평균 맨션 분양값은 평당 500만엔 정도다. 전용면적 기준이므로, 우리식 평형으로 계산하면 400만엔 남짓이다. 원화 가치가 너무 치솟은 탓에 약 320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경제규모가 6배, 국민소득이 2배 이상인 일본의 최고급 아파트 분양값이 강남지역의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것이다. 지난해 4월 분양된 ‘D그란세 미나미아오야마’는 세 전철 환승역에서 2분 거리에 있는 초고급 맨션이다. 전용 70평에 분양값이 약 6억엔이다. 1년 새 땅값이 많이 올랐지만 분양값이 너무 높아 전체 14가구 가운데 1가구는 여전히 미분양이며, 가격도 그대로다. 맨션 분양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서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사려는 사람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주변 부동산에선 5억엔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팔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초고층 맨션이 많은 다카나와의 365가구 규모 타워형 시티다카나와도 마찬가지다. 2004년 3월 완공됐지만 미분양 물건이 남아 있어, 매맷값 4억300만엔(전용 72평)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신규 분양과 기존 주택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집값을 끌어올리는 현상도 거의 없다.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3대 도시권에선 기존 맨션의 가격 하락세가 멈춘 게 고작이다. 1994년 수도권에 분양된 한 맨션의 평당 가격을 보면, 지난 10년 동안 220만엔에서 131만엔으로 60% 수준까지 떨어진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나머지 지역에선 여전히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미분양 없으면 대성공=일본 경제의 뚜렷한 회복세로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띠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부동산 광풍’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주택업계는 전철역 부근 등의 신축 맨션이 평균적으로 지난해보다 10% 안팎 높은 값에 분양된 것으로 집계한다. 회복된 땅값 상승분이 집값에 반영됐을 뿐이다. 분양 물건이 제때 소화되지 않아 애초 분양값보다 싸게 파는 할인 판매도 허다하다. 수도권의 맨션 분양값은 3년 연속 상승세이긴 하지만, 상승률이 겨우 1% 남짓이다. 일본 건설업체들은 분양이 순조로운 것만으로도 매우 다행스럽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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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르고 있는 도쿄 아오야마 일대에서 맨션 신축이 활발하다. 아오야마 1초메역에서 1분거리에 있는 46층 규모의 이 맨션은 내년 3월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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