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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오피스텔, 투자자 왜 몰리나 |
최근 분양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인천 송도신도시에 분양중인 코오롱 더프라우 오피스텔 청약이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다.
코오롱건설에 따르면 12일 17-71평형 123실의 청약을 앞두고 10일 새벽부터 투자자들이 몰려 이날 오전 7천-8천여명이 모델하우스 앞에 줄을 선데 이어 12일 오후까지 청약 대기자가 1만여명이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것을 감안하면 이번 오피스텔 청약 열풍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이 오피스텔은 전용률이 50%대에 불과하고, 전용면적 15평(50㎡) 이상은 바닥 난방도 되지 않은 '업무용' 상품인데다 선착순 분양이 아닌 추첨 방식이어서 이번 과열이 더욱 흔치 않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달리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다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파트는 입주때까지 팔 수 없고, 공공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은 아파트는 5-10년간 전매가 금지된 것과 달리 오피스텔은 계약만 하면 돈을 받고 되팔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5-7년간 전매가 불가능해 앞으로 아파트로 돈벌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투자들의 '조급증'을 자극해 청약 과열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재당첨 제한에 걸리지 않아 당첨이 되더라도 다른 아파트 청약에 지장이 없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싸다는 것도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 오피스텔 분양가는 평당 600만원 선으로 인근에 분양한 포스코 더샵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시세보다 평당 100만-200만원 정도 싸다.
인근 장승백이송도국제도시점 관계자는 "송도신도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임대사업을 하거나 전매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대부분"이라며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인천시뿐 아니라 서울, 수도권 거주자도 많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사장은 "1인당 최고 3개까지 중복 청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청약 경쟁률은 청약자 수보다 더 높을 것"이라며 "평형에 따라 수백대 1의 경쟁률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코오롱건설이 청약자수를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전에 전화 문의 등 관심이 높았던 것을 감안할 때 청약 날짜를 하루만 잡는다는 건 밤샘 줄세우기를 방조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코오롱건설은 4시 30분까지 모델하우스에 입실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청약을 받아주겠다는 입장이어서 미처 청약을 하지 못한 사람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아파트처럼 오피스텔도 은행 청약을 의무화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청약날짜를 하루만 잡는 것은 청약자들의 편의는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건설사의 업무 편의만 생각한 것 같다"며 "필요하다면 오피스텔도 은행에서만 청약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123실에 불과하고 사실상 업무용 오피스텔이어서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릴 줄은 몰랐다"며 "안전사고 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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