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 "현재 땅값 기준 평당 850만원 미만 가능"
전문가들 "땅값 상승, 교통비용 부담 커 불가능할 수도"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의 분양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5일 "평당 800만원대는 현재 땅값에 따른 보상비와 건축비 등을 고려해 시뮬레이션한 결과이며 32평형 아파트 기준으로 평당 850만원 미만에서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건교부는 동탄2 신도시의 용적률을 판교신도시 수준인 175%로 잡고, 건축비(가산비 포함) 역시 판교신도시 32평형에 적용된 평당 502만원을 가정해 계산했다고 밝혔다.
이 경우 평당 분양가 850만원에서 건축비 500만원을 빼면 동탄2신도시의 평균 택지비는 평당 350만에 산정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건교부 관계자는 "땅값이 물가 상승률 정도만 올라준다면 800만원대 중반 공급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동탄2신도시는 땅값이 다른 후보지에 비해 싼 편이고, 택지를 감정가보다 싼 조성원가의 110%로 공급하면서 광역교통시설 설치비용을 정부와 지자체가 분담하면 택지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평당 800만원대 공급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일단 땅값이 많이 올랐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2001년부터 올해 4월 현재까지 화성시의 땅값은 58%가 올랐고, 보상비 산정에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도 정부가 시세의 80%로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크게 상승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350%나 뛰었다.
여기에다 실제 보상이 이뤄지는 내년 5월까지 땅값이 오른다고 가정하면 보상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동탄2신도시의 광역교통시설 설치비도 동탄1신도시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탄1신도시의 경우 사업시행자인 토지공사가 부담해 분양가에 반영된 금액은 전체 1조7천여억원의 56%선인 9천600억원이었으나 동탄2신도시는 서울과 직통 고속도로 2개, 철도 1개를 건설하려면 수조원의 돈이 투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탄2신도시의 택지비가 평당 350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탄1신도시의 경우 2001년 당시 보상비가 평당 평균 29만원, 여기에 광역교통시설 설치비 등 각종 비용과 용적률(190%)을 감안해 건설사에 공급한 택지비는 평당 평균 189만원이었다. 해밀컨설팅 황용천 사장은 "판교도 평당 800만원대에 공급하겠다고 했다가 중소형은 평당 1천200만원대, 중대형은 평당 1천600-1천800만원대로 늘어났다"며 "동탄2신도시의 교통시설을 크게 확충하고 쾌적한 자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분양가는 더 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광역교통시설 설치비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분담 비율을 높이고, 민자도로를 건설하는 등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택할 경우 정부 예상대로 800만원대 공급이 가능할 수도 있어 현 시점에서 분양가의 적정성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추후 보상비와 기반시설 비용이 증가할 경우 용적률을 높이거나 녹지비율을 줄여 가용택지를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분양가를 맞출 수는 있다"며 "분양가를 맞추느냐, 교통 및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하느냐는 차기 정부가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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