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호가급등 진정, 매수자 없어 '그림의 떡'
재건축은 지난달부터 강세..매도자 느긋
화성 동탄2 신도시 발표 이후 열흘째를 맞으면서 개발 기대감으로 매매가가 단기급등했던 화성, 오산시 일대 일반 부동산 시장이 서서히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호가가 뛰자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정부의 대대적인 투기단속까지 겹친 때문이다.
반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달부터 이어진 강세 기미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매물이 회수되며 호가가 뛰는 등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일부 신도시 효과도 있지만 지난 달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회피성 급매물이 대거 팔리면서 거래가격이 상승한데다 매도자들도 더 이상 급할 게 없어 호가를 높이고 있어서다.
◇ 화성일대 부동산 거래 '뚝' = 10일 화성시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1일 동탄2 신도시 지정 후 기존 동탄1 신도시내 아파트 호가가 하룻새 최고 5천만원까지 급등한 뒤 지금은 상승세가 주춤하다.
동탄1 시범단지 포스코, 대동, 삼성 32-34평형은 신도시 발표 직후 4억5천만-5억원선으로 5천만원 가량 올랐으나 지금은 오른 가격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가 안돼 오른 값은 아직 '그림의 떡'이다.
인근 P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이 기존 주택보다는 신규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서울 등지에서 투자 문의전화는 걸려오지만 호가가 높아서 그런지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대한 투기 단속으로 시범단지를 제외한 신도시 외곽지역 중개업소가 일제히 문을 닫는 것도 달아오르던 분위기를 진정시킨 원인이다. 메타폴리스중개업소 김동훈 사장은 "동탄신도시 기존 아파트는 매물도 거의 없지만 투자비가 많이 들어 선뜻 매수하기 힘들다"며 "오는 10월부터 동탄1신도시 1단계 아파트들이 대거 입주하며 매물이 나올 예정이라 인천 검단 때처럼 가격이 급등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성시 병점 등 신도시 인근 취락지구도 신도시 발표후 급매물이 빠지며 1천만-2천만원 정도 올랐으나 지금은 상승기미 없이 잠잠하다. 오산시 일대도 새 아파트 계약률만 높아졌을 뿐 기존 주택시장은 차분하다. 오히려 은계동, 오산동, 부산동, 원동, 수청동 등이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오산 원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아직 신도시 후광효과도 느껴지지 않는데 개발 인접지라는 이유로 느닷없이 거래 규제만 강화했다며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며 "당분간 거래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동탄2 신도시에 편입될 곳의 토지시장도 조용하다. m21프라임공인중개사 이주현 사장은 "신도시 기대감으로 매물이 사라졌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인데다 신도시로 수용되면 되레 손해볼 수도 있어 사려고도 않는다"며 "토파라치 제도도 운영되는 만큼 내년중 보상금이 풀려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 강남권 재건축, 강세 지속 =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지난 달 하순부터 급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뛰기 시작한 채 지금까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추가 상승폭은 작지만 매도자들이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어서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도 낮춰주지 않는다. 종부세 회피성 급매물과 양도세와 종부세를 함께 아끼려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의 절세 매물이 지난 달 대거 소화되며 재건축 시세가 '바닥권'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분당급으로 발표된 화성 동탄2신도시가 강남 수요 흡수에 미흡해 희소가치가 높아진 것도 매수 심리를 자극한 간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13평형은 지난 달 말 2천만원이 오른 뒤 현재 7억5천만-7억7천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매가 활발하진 않지만 재건축 시세가 바닥을 찍었다는 생각에 간간히 거래가 성사된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지난 달까지 급매물이 팔리고 나서 호가가 오른 뒤 이달 들어서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아파트 34평형은 12억원, 31평형은 10억원선을 회복했다. 대치동 M공인 사장은 "매물이 귀해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바뀌었다. 지난 달 말까지 1차 상승 랠리는 끝난 것 같고 지금은 오른 가격에서 다소 소강상태"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6일 112층 높이의 잠실 제2롯데월드 개발 승인여부가 오는 27일 확정된다는 소식에 지난 주 호가가 3천만원 가량 뛰었다. 지난 달 말 11억6천만-11억7천만원까지 올랐던 이 아파트 34평형은 현재 12억원을 호가한다. S공인 관계자는 "개발 호재 기대감으로 호가는 올랐으나 매물이 없어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권 일반 아파트는 특별한 변화없이 대체로 보합세다. 송파구 삼전동 N공인 사장은 "신도시 발표 영향은 없다. 가격이 워낙 비싼데다 종부세, 양도세 등 세금 부담 때문에 거래도 뜸하고, 가격도 보합"이라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sms@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