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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뉴타운과 판교 새도시 분양값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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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공개·상한제로 분양가 많이 낮아져 실수요자들 통장 꺼내
“예상보다 넓은 집 가능” “이번엔 해볼만 하다”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분양값을 낮춘 은평 뉴타운이 실수요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청약 자격은 있으나 고분양가 때문에 내 집 마련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서민들의 숨통을 터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분양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 SH공사(옛 도시개발공사) 분양팀은 청약저축을 2200만원이나 들고 있다는 황아무개(52)씨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았다. 2200만원이라면 매달 최대 10만원씩 들 수 있는 청약저축을 무려 18년 4개월 동안 부어온 것이다. 지난해 분양된 판교 새도시도 최고 인기 단지의 청약저축 커트라인이 1600만원이었다. 분양팀의 이희갑씨가 “판교도 당첨이 가능했는데 왜 청약을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황씨는 “분양가가 버거웠다”고 답했다. 황씨는 “결혼 생활 22년 동안 월급쟁이로 전세만 전전하면서 대학생 딸과 고교생 아들을 키워왔다. 청약저축을 진작 만들었지만 아무리 저축을 해도 해마다 집값이 더 뛰어 청약통장은 쓸 수 없는 부도수표나 다름 없었다. 판교도 33평형이 4억원대원가 넘어 포기했다. 은평 뉴타운도 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34평형이 3억5천만원대여서 1억5천만원만 대출받아 조금씩 갚아나가면 되겠다 싶어 청약통장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연(50)씨는 “형편상 서울에서는 40평대만 가능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은평 뉴타운은 50평대도 가능할 것 같아 50평대에 청약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분당에서 분양을 받고도 이를 팔아 98년부터 강북으로 옮겼다. 그동안 분당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뛰는 데 반해 강북은 잠잠해 상실감이 컸다. 이번에 꼭 당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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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거주자에 우선 분양되는 은평 뉴타운 1지구 C공구 공사 현장. 13일 현재 공사 진척률이 80% 정도 된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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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뱅크의 이미영 팀장은 “지난해 판교 새도시는 분양가가 아파트 값이 비싼 강남과 분당 등 주변 시세의 90%선에서 책정됐지만, 은평 뉴타운은 서울에서도 아파트 값이 비교적 낮은 지역에서 주변 시세의 70~80%선에 공급됐다. 이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부담감 없이 집을 마련하거나 넓은 평형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은평 뉴타운도 지난해에는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려 했다가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해 선분양하려던 것을 1년여 늦추면서 후분양으로 돌렸고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분양값을 애초 예상보다 8~12% 낮췄다. 또 최근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면서 다시 분양값을 평균 2.9% 더 인하했다. SH공사 콜센터 직원들은 “문의해오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가 많이 내려가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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