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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18 19:22 수정 : 2007.12.18 19:36

이달 들어 계단식 오름세를 보이던 잠실 주공 5단지 집값은 지난 주말부터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잠실지역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시세판을 지나가던 한 시민이 훑어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요즘 강남 재건축시장 가보니
잠실 5단지 등 일부 지역 집값 오름세 보이다 다시 관망세로

그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여온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대선을 앞두고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부동산정보 업체들의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시장을 직접 가보니, 특정 단지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호가만 소폭 올랐을 뿐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여전히 개발이익 환수제 등 참여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에 눌려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러나 다음 정부에서 정책이 바뀐다면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또다시 집값 불안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새 정부 정책 변경 어려워
금리 오른 것도 집값 억제
일부선 규제완화 기대 여전

■ 잠실 주공 5단지 실상은?=“잠실 주공 5단지가 최근 2주 새 가격이 10%쯤 오른 것은 맞아요. 그러나 시장이 술렁이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7일 오후 기자가 찾아간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종합상가에 있는 ‘송파공인중개’의 최명섭 공인중개사는 최근 이곳 재건축 시장에 대해 다소 모순되는 설명을 했다. 언뜻 보기에도 술렁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800평 규모의 상가 1층에만 각각 10~15㎡ 정도의 중개업소 43곳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지만, 손님은 10곳 중 1곳 정도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거래는 이달 들어 분명 늘었고, 검찰이 지난 4일 비비케이(BBK)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혐의를 밝혀내지 못하자 112㎡(34평) 아파트 가격이 엿새 만에 무려 1억1천만원 오르기도 했다.


수도권 재건축 단지 매맷값 연초 대비 증감률
주공 5단지 공인중개사들의 모임인 다섯 단지 친목회 자료를 보면, 9~10월 각각 여섯 채, 11월에는 4채에 불과하던 거래가 이달 들어서만 112㎡(34평)짜리가 아홉 채 거래됐다. 수사 발표 당일인 지난 4일 가장 싸게 나와 있던 10억9천만원, 5일에는 11억원짜리, 6일에는 이보다 6천만원이 비싼 11억6천만원짜리, 다시 7일에는 11억8천만원짜리가 거래됐다. 그리고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이던 지난 10일에는 12억원짜리, 13일에도 12억원짜리가 거래됐다.


며칠 동안 계단식으로 가파르게 뛰던 가격은 그러나 지난주말부터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지난주 토요일(15일)에는 112㎡(34평)가 두 채 거래됐으나 다시 11억8800만원과 11억8천만원으로 내려갔고, 17일에도 11억8천만원에 한 채가 팔렸다.

하지만 여전히 대선이 끝나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로 매물을 거둬들인 집 주인들도 있었다. 5단지에는 14억원에 나온 119㎡(36평) 매물이 하나 있었다. 유흥업을 하는 30대 매수 희망자가 며칠 전 “현금으로 그것도 일시불로 살 테니 깎아 달라”고 나섰고 다시 17일에는 “한 푼도 안 깎고 사겠다”고 밝혔지만, 집을 팔려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그러나 그 집 주인도 27일까지는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인근 4단지에 분양권을 갖고 있어서 27일까지 등기를 해야 하는데 그 뒤에 팔면 1가구2주택이 돼 양도세가 중과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뱅크공인중개의 임영순 중개사는 “지금은 5단지 매도자들 상당수가 연말 또는 내년 8월까지 등기를 해야 하는 인근 1~4단지 입주 예정자들이어서 마냥 가격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면서 매물을 회수하기 힘들다. 매수자들도 투기 수요는 없고 단지 돈이 많은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잠실 5단지는 12월 들어 전달보다 1억원 가량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연초에 비해 여전히 가격이 9~12% 떨어져 있다.


부동산정보업체별 최근 서울 재건축 매맷값 주간 변동률 추이
■ 다른 재건축 단지는?=잠실 5단지는 미동이나마 있었다면 다른 단지들은 대부분 미동도 없는 상태다. 같은 강남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에 있는 제일공인중개의 정석모 중개사는 “이곳은 이달 들어 거래가 두 건 있었지만 예전과 같은 수준”이라며 “가격도 이전 수준으로 거래됐고 호가만 2천만원 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개포주공 1단지에서는 최근 가격이 잠깐 오른 잠실주공 5단지가 특수한 상황일 뿐 보편적이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라인공인중개의 양성건 중개사는 “잠실 5단지는 정부가 바뀌면 무산됐던 상업지구로의 변경과 제2 롯데월드 건설 얘기가 되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심리가 막연히 있는데다, 그곳은 아직 조합설립 인가가 나지 않아 5년간의 전매 제한 규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재건축 단지의 한강맨션을 취급하는 대명공인 김혜정 부장은 “대선이 가까워졌다고 해서 달라진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급등하기에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있어 새 정부 들어서도 기껏 강보합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가 많은 과천시의 상명부동산 정명무 사장도 “12월 들어 거래가 일절 없고 문의도 없다”고 말했다.

개포 주공 1단지를 취급하는 한 중개사는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 심리를 이용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말하는 중개업소도 있지만, 솔직히 집값이 이미 너무 많이 올라 있고 세계적인 고금리 현상과 서민들의 집값 급등에 대한 불만 때문에 새 정부라고 기존 정책을 쉽게 바꿀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잠실 5단지의 임영순 중개사도 “대출과 세금 규제도 제약이지만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부동산값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 대선 결과가 어찌되든 앞으로는 점점 더 실수요 위주로 흐를 수밖에 없고 그래서 가격이 탄력을 받으며 올라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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