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들어 계단식 오름세를 보이던 잠실 주공 5단지 집값은 지난 주말부터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잠실지역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시세판을 지나가던 한 시민이 훑어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
요즘 강남 재건축시장 가보니
잠실 5단지 등 일부 지역 집값 오름세 보이다 다시 관망세로
그동안 하향 안정세를 보여온 강남 지역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대선을 앞두고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부동산정보 업체들의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시장을 직접 가보니, 특정 단지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호가만 소폭 올랐을 뿐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여전히 개발이익 환수제 등 참여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에 눌려 숨을 죽이고 있다. 그러나 다음 정부에서 정책이 바뀐다면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또다시 집값 불안의 진원지가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새 정부 정책 변경 어려워금리 오른 것도 집값 억제
일부선 규제완화 기대 여전 ■ 잠실 주공 5단지 실상은?=“잠실 주공 5단지가 최근 2주 새 가격이 10%쯤 오른 것은 맞아요. 그러나 시장이 술렁이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7일 오후 기자가 찾아간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종합상가에 있는 ‘송파공인중개’의 최명섭 공인중개사는 최근 이곳 재건축 시장에 대해 다소 모순되는 설명을 했다. 언뜻 보기에도 술렁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800평 규모의 상가 1층에만 각각 10~15㎡ 정도의 중개업소 43곳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지만, 손님은 10곳 중 1곳 정도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거래는 이달 들어 분명 늘었고, 검찰이 지난 4일 비비케이(BBK)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혐의를 밝혀내지 못하자 112㎡(34평) 아파트 가격이 엿새 만에 무려 1억1천만원 오르기도 했다.
|
수도권 재건축 단지 매맷값 연초 대비 증감률
|
며칠 동안 계단식으로 가파르게 뛰던 가격은 그러나 지난주말부터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지난주 토요일(15일)에는 112㎡(34평)가 두 채 거래됐으나 다시 11억8800만원과 11억8천만원으로 내려갔고, 17일에도 11억8천만원에 한 채가 팔렸다. 하지만 여전히 대선이 끝나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로 매물을 거둬들인 집 주인들도 있었다. 5단지에는 14억원에 나온 119㎡(36평) 매물이 하나 있었다. 유흥업을 하는 30대 매수 희망자가 며칠 전 “현금으로 그것도 일시불로 살 테니 깎아 달라”고 나섰고 다시 17일에는 “한 푼도 안 깎고 사겠다”고 밝혔지만, 집을 팔려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그러나 그 집 주인도 27일까지는 매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인근 4단지에 분양권을 갖고 있어서 27일까지 등기를 해야 하는데 그 뒤에 팔면 1가구2주택이 돼 양도세가 중과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뱅크공인중개의 임영순 중개사는 “지금은 5단지 매도자들 상당수가 연말 또는 내년 8월까지 등기를 해야 하는 인근 1~4단지 입주 예정자들이어서 마냥 가격이 오르기만을 기다리면서 매물을 회수하기 힘들다. 매수자들도 투기 수요는 없고 단지 돈이 많은 실수요자들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잠실 5단지는 12월 들어 전달보다 1억원 가량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연초에 비해 여전히 가격이 9~12% 떨어져 있다.
|
부동산정보업체별 최근 서울 재건축 매맷값 주간 변동률 추이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