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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18 19:06 수정 : 2008.03.19 00:50

뚝섬 주상복합사업 대지비 차익 분석

대림·한화 3.3㎡당 구입비-분양가 차이 1억
425가구 전부 분양땐 5천억원 이상 이득 볼듯
땅 판 성동구 터무니 없는 ‘대지비 승인’ 의문

지난달 사상 최고의 분양값으로 분양(입주자모집 공고) 승인이 난, 서울 성동구 뚝섬상업용지에 들어설 주상복합건물 ‘한숲 이편한세상’과 ‘갤러리아 포레’의 경우 업체들이 대지비에서만 1채당 12억원 이상의 차익을 챙기게 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분양값이 42억5900만원에 이르렀던 330㎡(100평)짜리 한숲 이편한세상의 경우, 대지비만 제대로 매겨도 30억원에 분양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05년 6월 서울시가 얼마에 땅을 팔았는지 등 원가를 훤히 알고 있는 성동구청이 어떻게 해서 턱없이 높게 대지비를 책정한 입주자모집공고안을 승인해줬는지 의문이다.

■ 대지비에서만 가구당 12억 차익= <한겨레>가 ‘한숲 이편한세상’(시행 및 시공사 대림산업)과 ‘갤러리아 포레’(시행사 인피니테크, 시공사 한화건설)의 지난달 말 입주자모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두 업체의 대지비는 3.3㎡당 각각 1억8803만원과 1억9363만원이나 됐다. 대림은 대지지분이 8524㎡(2583평), 대지비는 모두 4857억원이라고 밝혔다. 대림은 애초 서울시로부터 모두 1만8200㎡, 즉 5505평의 대지를 샀다. 그러나 이번에 주거용 건물만 분양했고, 주거용 대지지분은 8524㎡에 그친다. 분양 공고에서 밝힌 대지비를 대지지분으로 나누면, 3.3㎡당 대지비가 1억8803만원으로 계산된다. 갤러리아 포레도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2005년 6월 서울시가 두 업체한테 땅을 매각할 때는 이보다 훨씬 쌌다. 당시 대림은 1만8200㎡(5505평)를 3823억원, 인피니테크는 1만7490㎡(5291평)를 2998억원에 낙찰받았다.

물론 입주 때까지 들어갈 금융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성동구청 임경호 건축과장은 “2005년 매입 때부터 입주 때까지 땅을 사는 데 소요될 금융비용 및 제세공과금으로 두 업체 모두 1500억원 가량씩 책정해 분양 승인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임 과장은 “대림의 땅 구입비가 인피니테크보다 1천억원 가량 더 들어갔는데도 금융비용이 서로 비슷한 것은 대림은 자기 자본으로 구입한 땅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비용을 감안한다 해도, 대림과 인피니테크는 입주 때까지 대지 구입비용으로 각각 5323억원과 4498억원을 투입하는 셈이다. 대지 3.3㎡당 대지 구입비는 각각 9669만원과 8502만원이 된다.

결국 대지 3.3㎡당 9134만원과 1억861만원의 차익이 발생하며,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43.568㎡(13.179평)와 38.530㎡(11.655평)이므로 가구당 대지비에서만 각각 12억원 이상의 차익을 업체가 거두게 된다.

한숲 이편한세상은 196가구, 갤러리아 포레는 229가구다. 모두 분양되면 대림과 인피니테크는 각각 2300억원과 2700억원 등 모두 5천억원 이상의 차액을 챙기게 된다.


■ 성동구청의 석연찮은 해명=성동구청이나 업체는 그동안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땅을 비싸게 산 게 원죄”라고 지적해왔다. 이명박 시장 시절 서울시는 시민들의 땅인 이곳 시유지를 공공적으로 개발하지 않고 시장의 원리를 내세워 비싸게 팔았다. 시는 2005년 2월 최고가 경쟁 입찰을 통해 뚝섬 상업용지를 매각하려다 “경쟁이 과열됐다”며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는 넉달 뒤 해당 터의 감정가를 40%나 올린 채 다시 경쟁 입찰로 매각했다.

그렇다 해도 성동구청의 결정은 의문이다. 서울시가 팔았던 낙찰가에 금융비용을 더한 금액보다 두 배나 높은 금액을 이번에 업체들이 ‘대지비’라고 들이밀어도 승인해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성동구청은 “아직 분양을 안한 판매 시설 등 비주거용 건물은 분양성이 떨어지는 점이 고려됐으며, 이는 아파트에서 로얄층과 1층의 분양가가 서로 다른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해명했다.

경실련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의 김헌동 본부장은 이에 대해 “판매 시설은 주거 시설과 비교하면 택지비 원가는 같지만 마감공사를 건설업체가 하지 않는 등 건축비 원가가 주거시설보다 덜 든다”며 “그럼에도 뚝섬 인근의 상가 분양가는 3.3㎡당 1억원 가량으로 사상 최고 분양가였던 뚝섬의 주거시설 분양가(3.3㎡당 4500만원대)보다 두 배는 비싸게 업체가 팔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림산업 쪽은 “분양공고에 대지비는 대지매입에 들어간 실제 비용이 아니라 전체 분양가를 대지비, 건축비, 부가세로 나누기 위해 편의상 만든 수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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