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4.07 19:33
수정 : 2008.04.0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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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지역 아파트 매맷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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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짬짜미 기승 노원구 올 10% 폭등
경기 북부까지 확산…“추격매수 신중해야”
서울 강북지역 집값이 짧은 기간에 지나치게 뛰어올라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아파트 매맷값이 단기간에 급등해 이후 조정 국면에서 낙폭이 커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지적이 부동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강북 실수요자들이 최근 급등한 호가대로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이 커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 소형에서 중형으로 오름세 확산=국민은행 조사를 보면, 올 들어 서울 강북지역(14개구) 아파트 매맷값은 3월까지 4.5% 올랐고 그 가운데서도 노원구는 10.2%나 폭등했다. 노원구에서는 지난 1년 새 집값이 갑절 가까이 오른 아파트 단지가 수두룩하다. 상계동 주공 7단지 79㎡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2억원을 밑돌던 매맷값이 최근 2억9천만~3억원으로 치솟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20평대 이하 소형 중심이었던 강북의 집값 상승세는 이달 들어 중형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달까지 56~79㎡만 강세였으나 물건이 없다보니 이달부터는 92~109㎡의 중형까지 오름세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109㎡는 지난달까지 3억9천만원이었으나 4월 들어 4억2천만원으로 3천만원 정도 뛰었다. 중계동 역시 지난달까지 59㎡가 인기를 끌었으나 이달 들어 중형에 수요자가 몰리며 경남·롯데·상아 102㎡는 지난달 말보다 2천만원 정도 올라 현재 4억6천만~4억7천만원을 호가한다.
강북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면서 가까운 경기 북부지역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주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의정부시가 0.72%로 비교적 높았고, 양주(0.25%), 동두천(0.14%), 남양주시(0.11%) 등 강북 인근 경기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단기간에 집값이 뜀박질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매도자들이 계약 뒤에 집값이 올랐다며 해약을 요구하는가 하면, 계약금을 주고받기 전에 갑자기 가격을 올리는 등 매도·매수자간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 상승세 언제까지?=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강북의 집값 오름세가 정상 궤도를 벗어나고 있어, 거품이 빠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일시적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부녀회 중심의 짬짜미(담합)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호가 급등 단지의 경우 과열이 식은 뒤에는 집값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강북 집값 급등은 재개발 등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투기성 가수요가 빠르게 유입된 데 따른 영향이 크다”며 “무주택 실수요자라면 일단 시장을 지켜봐야 하며, 지금 호가대로 값을 치르고 사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또 최근 강북 아파트 시장은 지난 2005~2006년 용인의 집값 급등기를 빼닮았다고 진단하면서 “이르면 하반기, 늦어도 내년부터는 강북 집값도 지금의 용인처럼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북 집값이 주춤해지더라도 ‘버블세븐’처럼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강북의 중소형 주택 수요층은 꾸준히 늘어나는데 반해 새로 공급되는 물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더 이상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아도, 재개발 등 개발 기대심리가 사라지지 않는 한 집값이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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