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4.14 19:43
수정 : 2008.04.1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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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분양 털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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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정액제·중도금 무이자대출 파격조건
직원도 판촉 동원…“차라리 분양값 깎아야”
건설업체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판매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계약자의 금융 비용을 줄여주는 등 분양조건을 파격적으로 완화해주고, 회사 직원들이 총동원돼 판촉 행사에 나서고 있다.
지에스건설이 시공하고 디에스디삼호가 시행하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 식사지구 ‘위시티 자이’는 지난 주부터 미분양분에 한해 기존의 10%였던 계약금을 정액제(주택형별로 3천만~6천만원)로 바꾸고 중도금 40%(3~6회차)는 무이자, 20%(1~2회차)는 이자후불제로 대출해준다. 수도권에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계약금 정액에, 중도금 무이자를 실시한 것은 드문 경우다. 지에스건설은 또 계약률이 저조한 김포 풍무 자이에 대해서도 현재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일부 혹은 전액 무이자 융자로 전환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7월과 9월에 각각 분양한 경남 진주시 초전동 푸르지오 1, 2차에 대해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30% 무이자 융자로 변경했다. 또 경기도 평택 용이푸르지오와 대구 달서구 월드마크 웨스트엔드 주상복합아파트는 계약금 정액제를 도입하는 등 수도권과 지방 10개 현장의 금융 조건을 완화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미분양을 판매하는 임직원에게 사업지별로 50만~20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직원 판매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월드건설도 미분양 계약자를 소개하는 직원이나 중개업소 등에 200만~1천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현진에버빌은 광주 수완지구 현진에버빌 계약금을 500만원으로 낮추고,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대출해준데 이어 1, 2층 계약자들에게는 취득·등록세를 지원해준다. 월드건설도 울산 달동 월드메르디앙의 취득·등록세를 대납해줄 계획이다.
건설사들이 중도금 이자나 취득·등록세를 대납하는 것은 사실상 분양값을 깍아주는 것이지만 다른 상품처럼 분양값을 일정 비율 할인해주는 ‘세일’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데도 할인행사가 없는 것은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에 대한 부담과 자칫 브랜드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이나 중개업자에게 판매 수수료를 주기보다는 그만큼 분양값을 할인해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그만큼 분양값을 깍아주는 게 건설사나 소비자에게 모두 이익”이라면서 “기존 계약자라고 해서 미분양 주택 계약자와 똑같은 혜택을 제공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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