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23 19:20
수정 : 2008.05.2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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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전국 땅값과 토지거래량 증가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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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국 땅값, 17개월만에 최고폭 상승
군산 넉달새 16%↑…강북권 상위 휩쓸어
총선 시기를 전후해 뉴타운 등 개발 공약이 난무하고 새 정부가 각종 토지이용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지난 4월 전국 땅값이 1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거래된 토지의 총 면적은 미미하게 증가했지만, 거래된 필지 수는 급증해 극심했던 ‘지분 쪼개기’의 단면을 보여줬다.
국토해양부가 23일 발표한 ‘4월 지가 및 토지거래량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달 전국의 땅값은 전달 대비 0.50% 올라 ‘부동산 거품’ 막바지였던 2006년 11월(0.51%)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땅값 상승률은 지난 1월부터 넉달 연속 증가세인데다 증가폭도 매달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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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치단체 땅값 상승률 상위10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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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거래된 토지 필지수는 전년 동월에 견줘 32.3%나 늘어, 20007년 1월(58.8%) 이후 증가율이 가장 컸다. 거래된 필지량 또한 넉달 내리 급증하고 있다. 4월에 거래된 토지의 총 면적은 전년 동월에 견줘 1.1%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총선 기간을 전후해 후보자들이 뉴타운 개발을 언급했고 그런 지역 위주로 당시 지분 쪼개기가 심해 필지 수가 급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서울 강북지역에서는 뉴타운 개발 심리에 편승해 단독주택을 다세대주택으로 전환하는 지분 쪼개기가 횡행했다.
뉴타운 공약이 남발됐던 서울 강북 지역의 땅값 상승률이 특히 두드러졌다. 기초자치단체별 지가 상승률 상위 10곳 중 7곳이 서울 강북 지역이었다. 서울 노원구는 상승률 1.30%로 2위를 기록했다. 또 거래된 토지 총 면적은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필지 거래량은 64.9%나 급증했다. 역시 지분 쪼개기가 극심했던 용산구(지가 상승률 3위) 또한 거래 토지 면적은 4.3%밖에 늘지 않았으나, 거래된 필지는 41.5%나 늘었다.
지가 상승률 1위는 전북 군산(7.13%)이었다. 국토부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새만금 간척사업 기대감 등으로 군산이 최근 석달 연속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뒤 두차례나 방문한 새만금 간척지가 있는 군산은 지난 넉달동안 땅값이 16.6%나 올랐다.
정부가 공장설립 절차 간소화, 한계농지·산지의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하면서 공장용지, 녹지지역, 농림지역 등의 땅값 상승율도 유례없이 높았다. 공장용지는 4월 0.49%로 06년 11월(0.53%) 이후 최고, 녹지지역은 0.52%로 2006년 5월(0.54%) 이후 최고, 농림지역은 0.60%로 2005년 12월(0.61%) 이후 최고를 각각 기록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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