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세금' 강북은 '뉴타운 토지 보상' 때문
명동 커피점 '파스쿠찌' 부지 2년째 최고가 기록
서울시가 29일 발표한 시내 개별공시지가가 강남.북 지역간 큰 편차를 보이고 있는 데다 공시 가격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땅값 상승률이 높은 강남지역에서는 세금 등의 문제로 '산정 가격을 낮춰달라'는 요구가, 상승률이 낮은 강북지역에서는 향후 뉴타운 토지 보상 등을 염두에 두고 '가격을 올라달라'는 요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 강남 토지소유주 "땅값 내려달라" = 서울시가 지난 1월1일 기준 시내 89만7천761필지의 개별공시지가를 결정하기에 앞서 각 자치구가 산정한 열람가격을 놓고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8일까지 토지소유주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전체 의견 제출건수 3천8건 가운데 가격을 올려 달라는 '상향 요구'가 57.9%로 '하향 요구' 42.1%보다 많았다.
열람가격에 대한 '하향 요구' 비율은 2006년 59.0%, 2007년 54.4%로, '상향 요구'보다 많았지만 올해는 '상향 요구'보다 적었다.
그러나 강남구의 경우 의견제출 건수 319건 가운데 '하향 요구'가 30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서초구도 '하향 요구'가 170건중 144건, 강동구도 77건중 54건으로 더 많았다.
이들 지역의 땅값 상승률은 서초 14.3%, 강동 14.2%, 강남 12.4% 등으로 시내 평균 상승률인 12.3%보다 높았다.
지난해 평균 21.8% 땅값이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용산구도 '하향 요구'가 193건중 147건으로 많았다.
시 관계자는 "용산구의 경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가, 서초구는 삼성서초타운 입주와 지하철 9호선 개통 예정 등 요인이 작용해 땅값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대문구는 '상향 요구'가 185건중 139건으로 '하향 요구'보다 많았으며, 성북구도 '상향 요구'가 123건중 107건, 노원구는 182건중 167건, 은평구는 250건중 229건, 서대문구는 247건중 236건 등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지역의 지난해 땅값 평균 상승률은 동대문 9.9%, 성북 11.0%, 노원 10.9%, 은평 10.2%, 서대문 10.0% 등으로 시내 평균에 못미쳤다. 전체 의견제출 건수 3천8건 가운데 감정평가사 검증과 구 부동산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실제 조정된 건수는 21.6%인 649건으로, 이 가운데 '상향 조정'은 54.2%, '하향 조정'은 45.8%였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세금 부담 등의 이유로 개별공시지가 하향 요구가 많았다"며 "그러나 뉴타운 사업에 대한 추후 보상 등 기대 심리가 작용하면서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상향 요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 명동 '파스쿠찌' 부지 '최고가' 행진 = 올해에도 중구 충무로1가 24-2 번지의 `파스쿠찌' 커피전문점 부지가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으로 기록됐다. '파스쿠찌' 부지는 지난해 조사때 3.3㎡당 1억9천6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는 작년보다 7.7% 오른 3.3㎡당 2억1천100만원으로 2억원을 돌파하면서 1위를 지켰다. 시내 주거지역 가운데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 대치동 670번지의 동부센트레빌 아파트의 3.3㎡당 4천만원으로, 작년보다 15.4% 올라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도봉구 도봉동 산43번지의 도봉산 자연림은 3.3㎡당 1만5천원으로 작년보다 6.6% 올랐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땅값이 가장 쌌다. 또 상업지역 가운데 최저가는 노원구 월계동 성북역의 3.3㎡당 425만원, 주거지역은 종로구 평창동 공원의 43만9천원이다. 한편 서울시내 평균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은 2003년 21.5%를 기록한 이래 2004년 16.6%, 2005년 11.6%로 떨어졌다 2006년 19.3%로 오른 뒤 2007년 15.6%, 올해 12.3% 등으로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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