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7.03 19:48
수정 : 2008.07.0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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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아파트 분양값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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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업체들 이례적으로 비판
“분양값 작년 하반기보다 최고68% 올라”
올 상반기 지방의 아파트 분양값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무려 30~60% 비싸진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이와 관련해 이례적으로 고분양값을 미분양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닥터아파트’는 3일 ‘지방 미분양 이유있다’는 제목의 자료를 내어, 지방 분양값이 지난해 하반기에 견줘 무려 60.2%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자료를 보면 수도권을 뺀 지방의 경우 작년 하반기에는 평균 분양값이 3.3㎡에 806만원이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1291만원이나 됐다. 부산 지역은 3.3㎡당 1872만원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68.6% 상승하는 등 가장 높게 뛰었다. 닥터아파트는 “결국 올 상반기 지방에서 분양된 5만796가구 중 62.3%에 이르는 3만1686가구가 미분양이 났다”고 설명했다.
‘스피드뱅크’도 ‘분양가 억 소리나게 올랐다’는 제목으로 올해 상반기 분양값 결산 자료를 발표했다. 이 업체는 2008년 상반기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평균 분양값이 작년 동기(상반기)에 견줘 24.2% 상승했다고 밝혔다. 광역 자치단체별로는 부산이 38.8%로 가장 상승률이 컸다. 이 밖에 경남(38.4%), 광주(35.1%), 대구(33.9%) 등 지방의 상승률이 컸다. 스피드뱅크는 “올 6월말 현재 전국의 기존 아파트 매맷값은 작년 6월 말 현재보다 1.32% 상승하는데 그쳤다”면서 “분양값이 기존 아파트값 상승폭을 훨씬 앞질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올 상반기 지방 아파트 분양값이 높아진 것은 주택경기가 얼어붙었는데도 시행사와 건설사들의 ‘한탕주의식’ 분양이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이익을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기보다는 초기 계약률이 낮더라도 처음부터 고분양값을 고수하는 판매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취득·등록세 50% 감면 등 미분양 대책도 이렇다 할 효과를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부동산써브’의 채훈식 리서치센터팀장은 “지방의 경우 수요가 없는데다 기존 아파트의 거래값에 비해 새 아파트의 분양값이 서울의 강북 수준만큼 높아지는 등 너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의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도 “분양값 상승은 인구 집약시설이 부족하고 대형 개발호재가 적은 지방 부동산 시장을 더욱 악화시켜 미분양을 크게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최근 수도권에서도 분양값이 높으면 수요자들에게 외면받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지방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분양값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설업체의 고분양값 고수와 이에 따른 미분양 물량 증가는 결국 부도업체의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로 원청업체 모임인 대한건설협회와, 하청업체 위주인 전문건설협회의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부도업체 수는 180곳으로 전년 동기(125곳) 대비 44.9%나 늘었다. 물론 아직도 전체 업체 중 부도업체 비율은 0.44%로서 외환위기 때(97년 7.47%, 98년 12.41%)처럼 ‘부도 사태’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전년에 견줘서는 많이 늘어났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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