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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세븐 집값 하락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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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목동·분당 등 최고점 비해 2억~3억씩 하락
“가격거품 빠지는 중”…강북 지역도 오름세 멈춰
참여정부때 집값 폭등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 목동, 경기 용인 등 ‘버블세븐’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곳곳에서 급매물이 쏟아지고 용인 성복·신봉지구에 이어, 서울 반포 자이 조차 미분양되면서 집값 거품이 본격적으로 걷히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스피드뱅크 조사와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집값이 가장 고점이었던 2006년 12월과 이달초를 비교하면, 버블세븐 지역의 경우 최고 5억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도심 재개발에 치중하면서 서울보다는 분당·평촌·용인의 집값이 올들어 더 크게 하락하는 등 버블세븐 지역간의 온도차도 감지되고 있다. 한때 폭등세를 보이던 서울 강북지역도 구매자가 사라지면서 오름세가 뚝 그쳤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31평형)는 가장 비쌀 때는 11억5천만원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9억2천만~9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112㎡(34평형)는 14억원대에서 3억원 정도 빠진 11억2천만~11억5천만원의 매물이 등장했다. 이곳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거래도 거의 없다”며 “급매물도 있고 값도 계속 떨어지고 있어 실제 거래 금액은 이 보다 더 낮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자이아파트 158.67㎡(48평형)는 2006년 말에는 16억5천만~19억원까지 올랐으나 최근에는 14억5천만~15억원으로 2억~4억원이 떨어졌고, 개포 주공6단지(고층) 112.39㎡(34평형)는 2억5천만원 하락했다. 그동안 강남권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한 재건축 단지의 하락세도 두드러지고 있는데, 올 상반기에만 1억6천만원(송파구 가락시영 62㎡) 떨어진 곳도 있다.
교육 여건이 좋아 집값이 폭등했던 양천구 목동도 최고 5억원이 하락하는 등 3억원 정도 떨어진 곳이 많다.
분당 새도시도 예외가 아니어서 서현동 시범현대 155.37㎡(47평형)가 2억5천만~3억원이 떨어지는 등 2억원 이상 하락한 곳이 속출하고 있다. 분당은 특히 인근인 판교 새도시의 본격 입주가 시작되는 내년에는 하락세가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평촌 새도시도 1억5천만~2억5천만원 정도 떨어지는 등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 때 ‘포스트 판교’로 불렸던 용인은 최근 분양한 현대 힐스테이트·지에스자이 2천여가구가 미계약되는 등 미분양이 많은 상태에서 신규 택지지구에 물량 공급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아무개씨(43·용인 수지 진흥아파트)는 “이곳의 33평형 아파트가 최고 비쌀 때는 4억5천만원까지 갔으나 지금은 호가(부르는 값)가 3억2천만~3억3천만원 정도”라며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기다리면 3억원 정도에서도 살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곳 중개업소 관계자는 “10가구를 내놓으면 한가구 정도 문의가 올 정도로 거래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은 과도하게 올랐다가 가격 거품이 걷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종합부동산세와 대출 규제 등을 완화하면 이 지역은 언제라도 폭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블세븐은 참여정부 때 집값 폭등을 주도한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목동, 분당 새도시, 평촌 새도시, 용인 등을 지칭한 것으로 정부는 이곳을 특별관리하겠다고 밝혔으나 당시에는 집값 오름세를 잡지 못했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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