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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05 22:49 수정 : 2008.10.05 22:55

주택 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연 10%를 넘어선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유리창에 급매물을 알리는 전단이 많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인상” “내년초 인하” 전망 엇갈려
강북 주택값 하락세로 연체율 증가 촉각

주택 담보대출 금리는 물론 신용대출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가계 이자 부담이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과 물가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리 오름세 배경·전망 금리가 급등하는 원인은 한마디로 시중에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돈가뭄을 겪는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너도나도 높은 금리를 내세워 자금조달에 열을 올리면서 덩달아 대출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의 주택 담보대출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의 경우 3년짜리 트리플(AAA)급 채권의 발행수익률(금리)이 지난 1일 현재 7.60%로 지난달 17일 6.82%에 비해 2주 사이 0.78%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은행들이 채권을 너무 많이 발행하는 바람에 값이 크게 떨어졌다는 얘기다. 주택 담보대출 변동금리나 신용대출 금리와 연동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짜리) 수익률도 지난 2일 현재 연 5.88%로 지난 1월10일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단기성 은행채의 금리가 시디금리보다 높은 상황에서 시디금리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렇게 되면 주택 담보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부 대출의 금리인상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유가의 하향 안정세, 불경기에 따른 자금수요 감소, 유럽연합(EU)의 금리 인하 등이 이어지면서 한국은행도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 부실화 우려 목소리 금리가 급상승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 늪에 빠졌는데도 올해 금융권의 주택 담보대출은 급증했다. 올 들어 8월까지만 금융권의 주택 담보대출 순증규모가 19조 1000억원으로 지난 한 해 전체 증가액 13조2천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추이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대출 부실화를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만기가 장기화하고 연체율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부실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이유다. 금융권의 평균 주택 담보대출 연체율은 6월말 현재 0.7%이고 은행의 연체율은 0.38%에 그쳤다. 또 금융권의 평균 담보인정비율(LTV) 역시 48.8% 수준이어서 안심할 수준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전체 가계부채가 자그마치 660조원에 이르고, 주택가격 하락세가 서울 강북지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의 주택 담보 대출자들이 이자 증가 부담을 견디지 못하면 연체율 증가 등의 주택 대출 부실화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소는 5일 ‘2009년 주택시장의 향방’ 보고서에서 “취약한 가계 재무구조를 견디지 못해 일시적으로 주택 매물이 급증하면 국지적으로는 적정가격 아래로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이 처분조건부 주택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꺼내들 태세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처분조건부 대출은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이 투기지역 아파트를 추가로 구입하면서 1년 안에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가계 부채를 크게 늘린 주요인으로 꼽힌다. 금감원 관계자는“최근 주택시장 냉각으로 지난해 처분조건부 주택 대출자들이 아파트를 급매물로도 팔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처분조건부 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변상호 기자 byeon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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