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12 19:04
수정 : 2008.10.12 19:53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14일부터 426가구 일반분양
3.3㎡당 2635만~3295만원…고급화로 ‘최악시점’ 극복
신혼부부 주택 90가구 ‘최대규모’…교통·교육 입지 좋아
부동산 거품의 중심지였던 서울 강남지역에서 최고 브랜드로 인정받는 래미안 아파트가 분양된다. 물량은 강남에선 드물었던 소형과 중소형이 대다수다. 주택 구매 수요가 어느 때보다 적은 상황이이어서 분양 결과가 주목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도 관전 포인트다.
■ 입지는 좋은 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8-1번지 일대에 기존 반포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퍼스티지’를 14일부터 분양한다. 23~32층짜리 28개 동에 모두 2444채의 대단지다. 대부분 조합원들이 차지했지만, 남은 물량도 426채나 된다. 이 가운데 310채가 전용면적 60㎡ 이하인 소형, 87채는 전용 60㎡ 초과~85㎡ 이하 중소형이다. 중대형 이상은 27채에 불과하다.
강남 지역은 교육 수요가 많은데다 집값 급등지여서 실수요는 물론 투기수요도 가장 많았던 곳이다. 래미안 퍼스티지는 그런 강남에서도 교통·교육·편의시설 면에서 입지가 좋은 편이다. 매리어트호텔과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 있는 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에 있다. 북에서 남으로 반포대교를 건너 고가도로를 타면 오른쪽으로 보이는 게 단지다. 강남 출퇴근은 물론 강북 출퇴근도 쉬운 편이다. 단지 서쪽은 명문 세화여중·고와 담도 없이 붙어있다. 고속버스터미널, 반포체육공원, 세화여중·고가 단지를 3면으로 싸고 있는 모양새다. 잠원초등학교가 맞닿아있고, 명문 사립인 계성초등학교도 길 건너편에 있다. 강남성모병원, 국립중앙도서관, 예술의 전당도 가까이 있다.
■ 분양 시점은 최악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집값의 한 주간 낙폭이 지난해 5월 이후 최대였다. 환율은 급등하고 주가는 폭락하는 등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주택 구매 의욕을 누르고 있다. 최악의 타이밍이다.
삼성으로서는 후분양이어서 분양 시점의 선택 폭도 좁았다. 내년 7월이면 입주다. 대신 고급화·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경북 고령의 수몰 예정지에서 천년 넘은 느티나무 한 그루를 단지 안에 옮겨 심었다. 4천㎡ 규모의 호수도 조성했다. 커뮤니티 시설 앞에는 금강산 만물상을 그대로 축소·재현했다. 천장 매입형 에어컨을 거실·주방·방마다 달았다. 마감재는 합판 대신 원목과 대리석을 썼다. 분양값도 인근 반포 주공3단지를 재건축해 지난 6월 분양했던 ‘반포 자이’보다 3.3㎡당 20만~70만원 가량 낮췄다. 소형은 3.3㎡당 2635만~2956만원, 중소형은 2898만~3295만원으로 매겨졌다.
부동산 정보업체에서는 소형·중소형도 미분양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삼성은 반포 자이보다 분양값을 높게 책정하려 했지만 결국 더 낮게 했다. 여건이 더 좋았던 시절에 분양했던 자이도 상당 부분 미분양 상태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나빠질 줄 몰랐다.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면서 “차익 욕심은 버리고 주변 노후 아파트의 갈아타기 수요자, 강북에 있는 강남 입주 희망자 등이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신혼부부 접수 있을까? 래미안 퍼스티지는 소형 물량 중 90채를 14일 신혼부부용으로 먼저 공급한다. 서울에서 신혼부부 주택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정부가 소형 물량의 30%를 특별공급하도록 규칙을 고친데 따른 것이다. 대상 신혼부부는 ‘결혼 후 출산(또는 입양)을 하고 결혼 5년 이내’이며, 연소득 3085만원(맞벌이는 4410만원)이하로 한정된다.
가격은 매우 비싸다. 소형도 분양 대금으로 7억원 이상을 들여야 한다. 후분양이어서 대금 납부기한도 여유가 없다. 내년 7월까지 다 내도록 돼 있다. 특별공급 대상 조건 중 최대치(연소득 4410만원의 결혼 5년째 맞벌이)에 해당하는 부부가 결혼 이후 연소득을 모두 모아도 절반을 채우지 못한다. 더욱이 이곳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60%는 물론, 총부채상환비율(DTI) 40%가 적용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편법으로 소득을 축소해 신고해 온, 자영업에 종사하는 신혼부부들이 이 물량을 차지할 공산이 크다. 아니면 부모 돈으로 집을 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접수 사례가 있을지, 누가 접수할지 관심을 끈다. 8월에 역시 강남지역서 분양한 래미안 서초 스위트의 경우는 19채가 신혼부부용으로 특별공급됐으나, 접수는 1건도 없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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