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1.30 11:32
수정 : 2008.11.30 11:32
중산층용 주택에 시 재정 지원 논란일 듯
서울시가 12월 중 처음으로 전용면적 85㎡(32평형)를 초과하는 중대형 장기전세주택(SHift)을 공급한다.
주변 전세 시세의 50~80% 가격에 입주해 최장 20년 동안 살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은 주택에 대한 개념을 재산증식을 위한 소유가 아닌 주거의 개념으로 바꿔야 한다는 오세훈 시장의 신념에 따라 서울시가 도입한 새로운 주거형태로, 이 때문에 `오세훈 아파트'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가 공급하는 점과 주택개념이 새롭게 변화(shift)했다는 의미를 담아 영어로는 `SHift(SH공사+shift)'로 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12월 중순 강동구 강일지구에 국민주택규모인 전용면적 85㎡(32평형)를 훨씬 초과하는 114㎡짜리 장기전세주택 417가구를 처음으로 공급한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또 12월 말이나 내년 초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왕십리 뉴타운에 지어지는 주상복합에서도 전용면적 90㎡ 28가구와 124㎡ 9가구 등 중대형 장기전세주택 3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장기전세주택의 신청 자격은 청약예금에 가입한 무주택 세대주로, 소득제한 조건이 붙지 않는다.
서울시가 오는 2010년까지 직접 건설이나 매입 후 임대 방식 등으로 약 6만 가구의 장기전세주택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공급한 장기전세주택은 총 2천777가구로, 모두 85㎡ 미만이었다.
이번에 중.대형 규모의 장기전세주택이 처음 공급되면서 적잖은 논란도 예상된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수의 사람에게 시 재정을 투입한 중대형 주택을 공급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의회 이지철(한나라당.강동4) 의원이 지난 6월 3천554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벌인 전화설문 조사에서 '40평형 이상의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67%가 '필요없다'고 답했으며 '필요하다'는 응답자는 23%에 그쳤다.
이 의원은 빈곤층의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중산층을 위한 전셋집에까지 시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전세주택은 저소득층만을 대상으로 한 초소형 월세 주택 개념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절반이 전셋집에 사는 현실을 고려해 도입한 것"이라며 중산층이 입주할 수 있는 중대형을 포함한 다양한 평형으로 공급하는 것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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