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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19 18:47 수정 : 2005.09.19 18:57

대형 건설업체들이 전국에 걸쳐 짓는 상징 건물(랜드마크)이 분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사진은 서울 양천구 목동의 트라펠리스 건설 터.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전국 휩쓰는 분양가 홍역뒤엔 대형 건설업체 ‘작전’ 있었네

대형 건설업체들이 자사 브랜드를 앞세워 이른바 ‘랜드마크(상징 건물)’에 해당하는 아파트 등을 지어 기존 시세보다 분양값을 큰 폭으로 올리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이들 건설업체들은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에도 진출하면서 지나치게 분양값을 올려받아 주변 시세를 덩달아 오르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 곳곳 비싼 분양값 ‘홍역’= 올들어 최고 분양값 기록이 몇차례나 바뀐 대구에서는 두산산업개발이 대구의 ‘강남’격인 수성구에 평당 최고 1500만원선의 주상복합아파트인 ‘두산위브 더 제니스’를 곧 분양할 계획이다. 수성구 ㅂ공인 관계자는 “수성구 아파트의 평균 시세가 평당 800만~900만원 정도”라며 “이런 새 아파트 때문에 수성구 전체가 고평가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8일 분양 승인을 받은 포항시 효자동 ‘에스케이뷰’의 평당 분양값은 56평형의 경우 584만1천원으로 결정됐는데, 이는 최근 한 지역업체가 분양 중인 인근 아파트의 평당 분양값 490만원에 비해 평당 100만원 정도 높다.

대구·광주·창원등 곳곳 몸살

지난 6월 분양한 경남 창원시 두대동 오피스텔 ‘더 시티 7 자이’는 지방 중소도시가 투기 몸살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사례로 꼽힌다. 이 오피스텔은 분양값이 지방 오피스텔 사상 최고인 평당 900만원대로 주변 지역 아파트값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청약률이 38대1로, 청약증거금만 1조5천억원이 몰렸다. 현지 ㅅ공인 관계자는 “투기 바람이 한바탕 지나가면서 주변 아파트값이 평당 100만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도 롯데건설이 남구 신정동에서 분양한 ‘롯데캐슬 킹덤’ 108평형의 평당 분양값이 1200만원으로 지역 최고가를 기록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6월 ‘운암산 아이파크’를 분양했는데, 복층인 52평형 최고층 분양값이 평당 739만원으로 종전보다 200만원이나 비쌌다.


평당 3450만원까지 등장

서울의 경우 최근 분양이 끝난 송파구 신천동 ‘포스코 더샵 스타파크’와 양천구 ‘삼성 목동 트라팰리스’가 비싼 분양값으로 논란이 일었다. 스타파크는 100평형 펜트하우스 분양값을 사상 최고액인 평당 3450만원을 받았다. 평당 2000만~2700만원 수준인 트라팰리스도 인근 현대 ‘하이페리온I’ 등 주변 주상복합의 호가 상승을 불러 눈총을 받았다.

고급화 전략 규제 장치 없어= 건설업계는 8.31부동산종합대책으로 2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한 세금이 무거워지면서 수요자들이 대형 한 채를 가지려는 현상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아파트를 대형 위주로 공급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형으로 공급할 경우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켜 분양값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달 전략회의 때 우리 회사도 ‘랜드마크’를 만들어 높은 분양값을 받자는 제의가 봇물처럼 나왔다”면서 “이익도 크고, 회사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도 있어 적극 건의했지만 경영진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자율분양가’ 뾰족수 없어

건설업체들이 분양값을 턱없이 높게 받는데도 분양값 자율화 때문에 정부로선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자치단체에서 분양승인 과정에서 분양값을 일부 조정하긴 하지만, 평당 100만원 미만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아예 분양값 조정을 예상하고 높은 분양가로 신청하는 일이 업계의 관행”이라고 말했다.

석진환 최종훈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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