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02 18:13
수정 : 2005.10.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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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회사들 “얼굴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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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분양성공 열쇠” 공감
고현정·송혜교등 톱모델 총동원
대형업체도 이미지 관리 안간힘
최근 중견 주택건설사들이 잇달아 아파트 상표와 모델을 바꾸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일부 업체는 엄청난 액수의 모델료 지불을 마다하지 않고 대형 건설사에 뒤지지 않는 유명 모델을 쓴다.
이런 현상은 업계에서 아파트의 품질 못지않게 상표 인지도를 높이는 게 분양 성공의 필수 요소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서다. 특히 후발 중견업체들의 경우 품질은 손색없지만 대형업체보다 상표 인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점을 만회하기 위해 빅모델을 선호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대형 건설사들도 모델을 바꾸는 등 이미지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견업체 빅모델 속속 등장= 영조주택은 지난달 29일 아파트 상표를 종전 ‘아름다운 나날’에서 ‘퀸덤’으로 바꾸고 탤런트 고현정씨를 모델로 기용한다고 발표했다. 모델료는 1년 전속에 10억원대로 알려져 업계 최고액을 기록했다. 시공능력 80위인 이 회사는 부산 신호·명지지구에 1만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분양을 앞두고 있으며, 이달부터 본격적인 광고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근만 영조주택 기획이사는 “퀸덤은 ‘여왕이 사는 나라’라는 뜻으로, 고현정씨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면서, “새 상표와 모델로 인지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우방이 새 아파트 상표 ‘유쉘’을 선보이며 탤런트 송혜교씨를 전속 모델로 계약하며 재기를 선언했다. 대구·경북지역 터줏대감 건설업체로 90년대 중반에는 전국 공급 실적 수위권을 달리기도 했던 우방은 부도의 상처를 씻고 지난 2월 쎄븐마운틴 그룹에 인수된 바 있다.
그밖에 호반건설산업이 새 아파트 상표 ‘호반 베르디움’을 내놓으면서 탤런트 이다혜씨를 모델로 계약했고, 벽산건설도 새 브랜드 ‘블루밍’을 도입하며 영화배우 이나영씨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최근 중견업체들의 상표·모델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또 우림건설이 ‘우림 필유’(신애라), 남광토건이 ‘하우스토리’(김태희)라는 새 상표를 각각 선보였다.
대형건설사도 ‘얼굴 바꾸기’ 한창= 중견업체들과 달리 상표 인지도를 어느정도 쌓아놓은 대형 건설사들은 ‘상표 관리’에 치중하면서도 이미지 강화를 위해 모델을 교체하는 사례가 많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상반기 ‘래미안’의 새 모델로 탤런트 장서희씨를 기용했다. 롯데건설은 영화배우 장진영씨를 ‘롯데캐슬’의 새 모델로 계약했다. 두 회사 모두 기존 남자 모델을 젊은 여성으로 바꾼 게 공통점이다.
이와 달리 몇년째 장수하고 있는 아파트 모델들도 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김남주’, 지에스건설의 ‘자이-이영애’, 포스코건설의 ‘더샾-장동건’, 금호건설의 ‘어울림-김희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 지명도에 견줘 상표가 조금 뒤쳐진다고 보고 새 상표를 찾는 대형 건설사들도 있다. 건설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은 기존 ‘홈타운’을 대체할 새 상표를 브랜드전문회사에 의뢰해 놓은 상태다. 현대건설은 인터넷 공모 등을 통해 지금까지 무려 3만5천개의 후보 작품을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손광영 현대건설 상무는 “소비자들이 쉽게 기억할 만한 좋은 이름을 짓기가 예상밖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그밖에 쌍용건설도 기존 상표인 ‘쌍용 스윗닷홈’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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