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평이하 1050만~1150만원선 중대형 1250만~1350만원 가능성 “원가연동제 빛좋은 개살구 되나”
부풀려진 땅값에 건축비도 물가영향 들썩 내년 3월과 9월에 분양 예정인 판교새도시 아파트 분양값이 애초 예상보다 평당 100만원 이상 올라 평당 1050만~1350만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분양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원가연동제(분양값 상한제)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8·31 부동산종합대책에서 판교의 중대형 공동주택을 10% 늘리기로 함에 따라 용적률이 바뀌는 25.7평 초과 중대형 공동주택용지와 연립용지에 대해 내년 2월중 토지 재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14일 밝혔다. 토지 재감정이 이뤄질 용지는 중대형 아파트용 14개 블록과 연립용 4개 블록 등 모두 18개 블록이다. 이들 땅은 지난 5월 감정평가가 실시됐고 이후 주변 분당, 용인 등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점을 감안할 때 내년 재감정을 하면 땅값이 최소한 10~20% 높게 평가될 전망이다. 건교부는 이와 함께 25.7평 이하 공동주택 분양값 산정에 기초가 되는 표준건축비 등 건축비용을 내년 3월 중 물가상승분 만큼 높이기로 했다. 물가상승률을 5%로 가정할 경우 표준건축비와 지하주차장 건축비 등을 합한 25.7평 이하 주택의 건축비용은 385만원에서 403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업계는 이런 표준건축비 조건에서 지하층 건축비(평당 50만~130만원), 금융비용(평당 10만~30만원) 등을 더하면 판교새도시 분양값 상승폭은 평당 100만~150만원 정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경우 평당 1천만원 안팎이 아닌 1050만~1150만원, 평당 1200만원 정도로 추정됐던 중대형 아파트도 1250만~135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는 것이다. 33평형 아파트의 경우 분양값이 최고 3억7950만원에 이르게 된다. 이처럼 판교새도시 분양값이 예상보다 높아지는 데다 최근 원가연동제가 첫 적용된 화성 동탄 새도시의 경우 분양값 인하폭이 5% 정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원가연동제의 실효성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동탄새도시의 경우 최근 우미건설과 제일건설 컨소시엄이 원가연동제를 적용해 화성 동탄새도시에 내놓은 전용 25.7평 이하 아파트 분양값은 평당 734만원, 풍성주택은 754만원이었다. 이는 올해 8월 포스코건설의 평당 분양값 786만원에 비해 불과 4~5% 낮아진 것으로 정부가 예상했던 10~20%의 인하효과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우미 등 업체에 공급된 땅값은 포스코건설이 받은 땅보다 평당 60만~80만원 가량 비쌌다”면서, “원가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동탄의 최근 분양값은 820만원까지 오를 수 있었는데 그나마 원가연동제로 인해 분양값이 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시민단체들은 원가연동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분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은 표준건축비 외에 업체가 받을 수 있는 부대비용을 정부가 폭넓게 인정한 데다, 한국토지공사와 주택공사 등이 건설업체에 매각하는 아파트용지 값도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감정가로 공급된 판교새도시 25.7평 이하의 경우 택지비가 평당 1천만원을 넘어서, 주택 분양값에서 땅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고 있다. 판교 33평형 아파트 한 채를 짓는데 땅값만 2억원(용적률 180% 적용 때 평당 620만원)이 넘게 드는 셈이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신분당선 등 민자유치사업에 정부가 막대한 돈을 지원하고 이를 판교새도시 조성원가에 포함해 땅값이 크게 부풀려졌다”며 조성원가의 철저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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