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입법 지연·재건축 오름세 편승…평당 1211만원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값 오름세가 주변 일반 아파트로 확산되면서 서울 아파트값 평균 평당가격이 ‘8·31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4일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당가는 지난 2일 현재 1211만원을 기록해 8·31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 가격인 121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평당가는 8·31 대책 이후 계속 내림세를 보여 10월 첫쨋주 1196만원까지 추락했지만 이후 꾸준히 올라, 대책이 발표된 지 석 달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이런 서울 아파트값 반등은 8·31 대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국회의 후속 입법 과정이 여야간 첨예한 이견 노출과 함께 지연되고 있는데다, 서울시와 시의회에서 주거지역 용적률 규제완화 등 재건축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따른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은 최근 두 주 사이 5천만원 정도 올라 34평형이 9억~9억5천만원, 41평형은 13억~14억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됐다. 8·31 대책 이전 9억원대에 거래됐던 34평형의 경우 지난 10월 중에는 8억원대로 떨어졌다.
강동구 고덕동 삼익그린2차의 경우 38평형이 최근까지 7억원 이하에 거래됐지만 최근엔 7억2천만~7억5천만원까지 올랐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층고 제한 완화 기대감으로 재건축 단지가 상승세를 타면서 주변 일반 아파트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잠실5동 잠실주공5단지, 가락동 시영 등 재건축 아파트값 강세의 영향으로 주변 지역 일반아파트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신천동 현대타워 70평형은 7억5천만~8억5천만원, 잠실동 더샾 33평형이 4억2천만~4억7천만원에 호가되면서 8·31 대책 직전 가격을 회복했다. 그 밖에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2단지 45평형도 11억2천만~11억9천만원으로 1억원 정도 떨어졌던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이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오름세는 매입 수요가 늘었다기보다는 8·31 대책의 후속 입법이 지연되면서 집주인들이 팔려고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인 데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정재한 부동산써브 기획부장은 “최근 들어 거래는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8·31 대책의 입법만 차질없이 이뤄진다면 서울 아파트값은 연말을 고비로 다시 내림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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