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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시가총액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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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1028조 달해…상장 주식의 1.6배 ‘8·31’ 비웃듯 강남3구 22조·분당 10조 불어나
‘8·31부동산종합대책’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국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무려 81조2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집값 폭등의 근원지인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22조원 이상 늘었다. 18일 한국부동산정보협회와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뱅크가 조사한 것을 보면, 지난 주말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조사 대상 523만6155가구)의 시가총액은 1027조95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부동산뱅크가 집계한 전국 아파트(조사대상 531만9천가구)의 시가총액 946조8천억원보다 8.6% 늘어난 것이다. 이 아파트값은 최근 연일 최고치를 갱신 중인 증권거래소 상장주식을 몽땅 합친 가격(15일 기준 631조5882억원)보다 1.6배나 많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415조1789억원으로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했다. 그러나 서울의 조사대상 아파트는 106만341가구로 전국 아파트의 20% 수준이다. 서울, 가구수 20%·가격 40% ‘강남3구’는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세 중과 등 8·31대책의 집중 견제를 받았지만, 모두 ‘승승장구’했다. 강남구는 지난해 63조4768억원에서 올해 12조1천억원(19%) 늘어난 75조6014억원, 서초구는 38조3566억원에서 8조8천억원 증가한 47조1759억원, 송파구도 43조4210억원에서 44조8883억원으로 뛰었다. 실제로 강남구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 65평형은 올해 1월 매맷값이 20억8500만원이었으나 지난 11월 매맷값은 31억으로 10억1500만원 올랐다. 압구정동 구현대1차 65평형의 매맷값은 올해 1월 13억7500만원이었으나, 지난 11월에는 21억원으로 집주인은 7억250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새도시 가운데는 경기 성남 분당새도시의 시가총액이 49조3686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조원 이상 올랐다. 올해 초 불어닥친 판교새도시 열풍이 이곳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음이 증명된 셈이다.일산은 시가총액이 19조818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8천억원 증가했다. 일산·분당이 포함된 경기도의 전체 시가총액은 226조926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조원 정도 뛰었지만, 의정부(-2475억원), 평택(-941억원), 구리(-689억원) 등 7곳은 지난해 말보다 떨어졌다. 입법 늦어져 효과 반영안돼 이번 시가총액 집계 결과를 보면, 8·31대책 발표 뒤 3달 남짓 지난 현재까지 정부 대책이 전혀 아파트값에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3년 ‘10·29부동산대책’ 발표 뒤에는 곧바로 집값 상승 폭이 둔화됐었다. 또 전국 평균 상승치(8.6%)에 비해 서울의 상승폭(9.8%)이 크고, 서울의 상승폭에 비해 강남·분당의 상승폭이 더 큰 ‘쏠림현상’도 거듭 확인됐다.5c(표) 양해근 부동산뱅크 실장은 “올해 시가총액이 많이 오른 것은 연초부터 재건축단지와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워낙 상승폭이 컸던데다, 8.31대책 발표 뒤 다소 떨어졌던 집값이 입법 지연 등으로 일부 회복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국회에서 8·31대책이 입법화돼 본격 효과를 발휘하면 내년엔 다시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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