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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16 18:15 수정 : 2005.02.16 18:15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린 은행들이 올 들어서도 금리 오름세로 이자 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나 입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쓴 개인이나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늘어난 이자 부담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

■ 은행 이자 수익 왜 늘어나나?=시중은행 전체 대출의 70% 이상은 금리를 시장금리에 연동시킨 변동금리부 상품들이다. 시장금리의 기준은 통상 만기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의 유통수익률(금리)이다. 이 금리의 변화에 연동해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 단위로 자동 조정된다. 은행들은 보통 시디 금리에 2%포인트 정도 덧붙인 것을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의 금리로 정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 금리 변동에 따라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 돈을 빌린 고객들의 이자부담도 따라서 줄거나 는다.

시디 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연 3.36%였던 것이 지난 15일 현재 3.63%로 0.27%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은행에서 1억원을 빌린 고객은 지난해 11월 때 금리에 견주어 1년에 27만원가량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83조6241억원(1월 말 기준) 중 시중금리 연동 대출이 전체의 54%인 45조1238억원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최근 아예 모든 대출을 시장연동금리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시장금리 연동 대출 상품인 부동산담보대출만 따지면, 지난 2003년 말 국내 은행(지방 국책은행 포함)들의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이 270조원이니 은행들의 이자 수익은 연간 7300억원 정도가 늘어나는 것이다.


CD수익률 석달새 0.27%p 올라 3.63%
시장금리 연동대출 않아서 수천억 수익
1억 빌린 고객 1년이자 27만원 더 내야

시중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예금이자도 올린다. 최근 국민, 하나, 농협 등이 정기예금의 금리를 올리고 다른 은행들도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인상 폭은 0.1~0.2%포인트에 불과해 시중금리 상승 폭에 크게 못미친다. 또 예금금리를 올리더라도 신규 고객에게만 적용하기 때문에 은행 쪽에서 보면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

■ 양도성예금증서 금리의 대표성 논란도=국내 금융권의 대출의 주류가 시장연동형인데, 단기 금융상품인 시디 금리를 계속 지표금리로 써야하는지를 두고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시장에 고시되는 시디 금리는, 증권사가 AAA등급(국민·신한·하나·한국씨티) 4개 은행의 시디 금리를 평가하고, 증권업협회에서 이를 집계해 내놓는다. 이렇게 몇몇 은행이 발행한 시디를 기초로 산정되는 금리가 수많은 대출 고객의 이자부담액을 결정짓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디 금리가 몇몇 은행 발행물량을 기준으로 설정되는 등 공급자 위주의 결정구조를 갖고 있다”며 “다수의 시장 참가자가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시장원리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최근엔 펀드들이 우량은행의 시디를 편입해 한도를 거의 채운 상태에다, 신규 발행이 줄어 유통물량도 계속 줄고 있다. 이에 따라 시디가 시장 금리를 제대로 반영하기엔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은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7월 은행간 대출금리를 의미하는 코리보를 출범시켰으나, 아직 이를 대출 지표금리로 사용하는 은행은 없다. 은행연합회 쪽은 “코리보는 지방은행과 외국은행 지점 등 14개 은행이 참여해 은행연합회가 집계하기 때문에, 시디보다 대표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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