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최고 8천억원 이상의 사상 최대 매물 우려를 낳았던 이번 만기에는 오히려 프로그램 매수세로 인해 지수가 급등하는 역전극이 연출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날 급등세 연출의 주역인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 매수한 데 대해 향후 장세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지난 3월물 등의 만기 때만 해도 매도 우위의 전략을 구사했으나 이번에는 대량 매수 전략을 취해 적어도 올해 말까지의 장세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장지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 등으로 스프레드가 워낙 강세를 보이면서 만기일 매물은 급격하게 감소한 반면 매도차익거래 투자자들과 연기금 주도의 인덱스펀드들은 선물을 팔고 주식을 사들여 지수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장세는 전적으로 외국인이 주도했다"며 "외국인은 이날 적어도 4.4분기 장세를 긍정적으로 보면서 선물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만기 후폭풍은 = 이날 시장 예상을 깨고 프로그램 대량 매수와 지수 급등세가 연출된 만큼 앞으로 만기 후폭풍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매수세 유입으로 인해 프로그램 매매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2조6천억원 수준으로 불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당장 내일이라도 시장베이시스만 악화되면 대량 매물이 출회될 수 있어 프로그램 매매와 관련한 부담은 그대로 안고 가야 한다. 따라서 당분간 시장 불확실성 요인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다만 선물 12월물의 시장베이시스가 크게 개선된 상태여서 당장 만기 후폭풍이 몰아칠 소지는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최 연구원은 "오늘 물량 정리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만기 후폭풍 우려가 확산되고 있으나 시장베이시스가 워낙 강해 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과장은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 매수한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은 앞으로의 장세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에 대량 매도세를 보이며 베이시스를 악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따라서 만기 후폭풍 여건도 쉽게 형성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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