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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제 코앞인데…상장사 분식회계 되레 증가 |
2004년 10곳 중 2곳 적발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시행을 2년 앞두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분식회계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장 기업들의 분식회계는 오히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8개 기업에 대한 일반 회계감리를 실시한 결과 18.6%인 22개 기업이 매출 및 이익 부풀리기, 부채축소 등의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적발된 기업 가운데 30%는 고의적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해 거액의 과징금과 임직원 경고, 검찰 고발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상장 기업들의 분식회계는 2001년 14.2%, 2002년 15.6%, 2003년 5.06% 등의 추세를 보여오다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회계감리 대상을 확대하면서 적발건수가 2001년 2건(14·이하 감리대상 기업 수), 2002년 8건(51), 2003년 4건(79), 2004년 22건(118)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비상장 기업 및 혐의가 있는 기업들에 대한 특별감리를 포함할 경우 분식회계 적발 기업은 훨씬 더 늘어난다. 지난해 분식회계로 적발된 기업은 상장기업 22개를 포함해 비상장기업 30개, 혐의기업 28개 등 모두 80개에 달했다. 비상장사 등을 포함한 전체 분식회계 적발 기업은 2001년 58개, 2002년 65개, 2003년 51개 등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80개로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분식회계가 여전한 것은 많은 기업들이 과거 분식회계의 잔재를 아직 털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감독 당국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07년부터 증권집단소송제가 시행되면 분식회계와 관련한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 관계자는 “기업들이 집단소송제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분식회계 사실을 수정하려고 하고 있으나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당수 기업은 집단소송제 시행 전까지 과거 분식을 털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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