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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없어 7∼8월까진 오르지 않을 것” 하반기 ‘희망’ 있지만 코앞은 ‘석자’
“900이하 하락이 투자기회 될수도” 지난주 주가는 나흘 연속으로 내려앉아 그 전주에 벌어놓은 것을 다 까먹었다. 자연스럽게 주가 900선이 의식된다. 종합주가지수 900선은 유지될 수 있을까? 증시 분위기는 한 마디로 장기 낙관 단기 불투명이다.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한 가운데 호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를 기대하는 꼴이다. ‘천수답’ 장세라고도 표현한다. 그런데 문제는 단기적으로 그런 호재가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은 4월 증시의 주요 지지선으로 여겨진 종합지수 120일선이 붕괴되면서 새로운 지지선으로 900이라는 숫자가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양증권과 대우증권은 지수가 905~910에서 지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나타냈고, 현대증권은 900~910 또는 870~880이 지지선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좀 더 신중한 분석을 내놓았다. 이런 전망은 대체로 그동안의 주가 추세를 기술적으로 분석해 내놓은 것이다. 주가가 900 밑으로 떨어지면 반발 매수세가 형성돼 다시 반등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 마땅한 탄력 유지 재료가 없으면 다시 하락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하락하면 펀더멘털이 부각돼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주가 900을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890을 다음 지지선으로 본다. 지난해 4분기에 주가가 석달을 게걸음치면서 그 정도의 고점을 형성했기 때문에 주가가 그 이상 내려가면 해당 기업의 가치와 주가 저평가에 대한 논의가 다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분석가들도 하반기 들어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증시를 침체하게 만든 주요 변수로 지목되는 미국발 경기 혼조, 국제유가 상승,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 원-달러 환율의 불안정성 등이 앞으로 한두 달, 늦어도 7~8월까지는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이들은 본다. 거꾸로 이들 문제가 정리될 때까지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단기적 비관론의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900 아래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내내 부담으로 작용하던 차익 관련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고 외국인들의 순매도도 꽤 완화됐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외국인들은 2조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냈지만 4월 들어서는 1천억원 정도로 잦아들었다. 한국과 미국 기업의 1분기 실적도 주가를 마구 떨어뜨릴 정도로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3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폭은 0.25% 정도로 점진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해외변수들을 당분간 두고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 증권가를 답답하게 하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김영익 실장은 “선진국의 경기도 5월 저점이 유력하기 때문에 6월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오고 7~8월까지는 시장이 상승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900 아래로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좋은 투자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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