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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02 19:33 수정 : 2005.05.02 19:33


낡은 소재…“단발성 그칠 것”
내외 약재 속 과민반응 우려도

대신경제연구소는 지난 2월 한 전문가를 초빙해 북핵 세미나를 열었다. 북핵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였다. 이번 북핵 문제가 과거에 제기됐던 북핵 문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는지 판단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기대했던 만큼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김영익 리서치센터장은 2일 “북핵이 증시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는 참 잘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어느 쪽으로 작용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는 얘기다.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보면 하루이틀 오락가락 하다가 금방 잠잠해져 버리는 것이 북핵리스크였다. 증시를 움직일 리스크로서는 너무 오랫동안 잠재해온 낡은 소재라는 것이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일종의 시한처럼 돼 있는 6월을 앞두고 갑자기 한-미 정상회담 얘기가 나오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한마디로 너무나 큰 화두라고 할 수 있으며 주가 지지대를 어디라고 얘기하기도 힘들 정도로 증시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하나증권 김진호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지난 28일 미국 증시의 반등과 아시아 증시의 전반적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하락한 이유는 북핵 리스크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가 때문”이라며 “(이날 발표된) 3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경기선행지수의 석달 연속 상승과 도소매판매 2월 연속 상승은 긍정요인이지만 주가가 떠받쳐 주지 못한 것을 보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작동한 탓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지난주 후반 외국인 투자자들은 1260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고 다음날 860억원어치를 파는 등 연 3일 매도세를 보였다. 4월 한달 동안 순매도 금액으로는 가장 큰 액수였다.

대한투자증권 김우경 연구원은 “특히 6자 회담이 여전히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핵 리스크가 재부각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며 “북핵 문제의 안보리 회부 가능성이 거론되자 외평채 가산금리가 오른 것은 이런 우려를 반영한다”고 지목했다.

북핵 문제가 증시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쪽도 많다. 동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북핵 문제는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표면화될 때마다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요소임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경험적으로 시장 영향력은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북핵 리스크를 타는 대표적인 변수가 환율, 외평채 가산금리, 외국인 투자 동향 등인데 이 가운데 환율은 내렸고 나머지도 크게 특이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과거의 경우 2002~2003년 북핵 문제가 부각되었을 때는 증시가 급락하는 모양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의 증시 하락은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올 2월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했을 때는 이미 오름세를 탄 주가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파른 상승을 나타냈다.

증권가는 그렇지 않아도 증시가 내외의 악재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문제가 부각될 경우 시장이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고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일단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주가를 요동치게 한다기보다는 상승을 제어하는 구실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는 편이다.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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