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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매도세는 이제 좀 잦아들었나? 아직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지난달 말까지 밀려들었던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달 들어 약간 진정된 것은 사실이다. 외국인은 4월 말 이틀 만에 2천억원 정도를 몰아서 판 뒤 5월 들어 대체로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두달 만에 가장 많은 1300억원의 매수를 나타냈고 9일에도 11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3월 한달은 그야말로 외국인의 ‘셀 코리아’ 판이었다. 지난해 12월 주가가 오름세를 타자 팔자로 차익실현에 나섰던 외국인들은 1월과 2월에 간간이 사들이다가 3월에 2조원 어치가 넘는 주식를 내다 팔았다. 4월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는 듯하다가 4월말로 가면서 매도세로 다시 돌아섰다. 5월 들어서는 지난 한주 동안 482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해 3주 만에 매수 우위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바로 매도세 진정으로 이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에 영향을 끼치는 해외변수가 아직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금리 상승 가능성 있어 불안
국외 4대 펀드 3주 내리 순유출 미국의 금리 상승 압력은 계속 진행되는 불안한 변수다. 지난 6일 미 노동부는 비농업분야의 일자리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늘어났다고 발표해 미국의 경기가 아직은 활발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 때문에 다시 인플레 우려가 제기되고 연준이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일지도 모른다는 예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11일 발표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 추이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최근과 같은 불투명한 해외 경기동향을 가장 앞서 예고한 지표가 바로 이 지수라는 점에서 지수의 하락 여부가 증시에 상당한 짐이 될 수도 있다. 외국인들의 추세를 가늠할 또다른 지표인 한국 관련 해외펀드들도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한주 동안 한국에 투자하고 있는 4대 해외펀드들은 3주째 순유출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 유입을 유지하고 있는 인터내셔널 펀드를 제외한 3대 펀드만 놓고 보면 지난 3월말 이후 최근 7주간 순유출이 지속됐다. 이는 최근 들어서는 가장 긴 순유출 기록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와 관련한 본질적인 위협은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되는 글로벌 유동성의 총량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시가총액 10대 종목에 대한 외국인 점유율이 53.6%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수급 기대치를 높게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5월 말에 이뤄질 대만에 대한 모건스탠리국제지수(MSCI지수) 비중 상향 조정의 영향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주목된다. 외국인들은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대만에서는 1조원 가까운 순매수를 나타냈다. 지난해 1차 대만비중 확대 때는 한국에서 3천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하고 대만에서는 3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나타냈다. 서울증권 최운선 선임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지난달 전반적인 경기가 꺾일 것으로 보고 주식을 내다 팔고 현금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은 전체적인 상황을 다시 판단하면서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동 기자 hdlee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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