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그래 과장
|
‘15년 증권맨’ HMC증권 박과장
올 증권사 ‘명퇴’ 칼바람에 퇴직
다시 계약직 과장으로 재입사
사장에 “굳이 지점 안줄였어도…”
다음날 대기발령뒤 3개월 정직
“계약직에겐 해고와 마찬가지”
‘박과장에 동조’ 다른직원은 감봉
“강남센터 직장예절 미준수 관련 감사팀의 감사 및 인사위원회 부의 요청에 따라 2014년 12월17일 개최된 인사위원회 심의 결과, 귀하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22일 저녁 박아무개 에이치엠시(HMC)투자증권 전문직(계약직) 과장은 인사팀에서 정직 처분 이메일을 받았다. 이메일에서 언급된 ‘강남센터 직장예절 미준수’는 지난 11월12일 강남센터 회의실에서 벌어진 일을 가리킨다.
이날 아침 7시 열린 월례회의에 김흥제 에이치엠시투자증권 사장이 갑작스럽게 방문했다. 당시 한 직원이 녹음한 파일 내용을 들어보면, 김 사장은 “직원을 줄이고 지점 수도 3분의 1로 줄여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조차 수익 감소를 예상했지만, 지난 두달 120억원의 이익이 났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에 대해 “굳이 지점을 줄이지 않았어도 감가상각 등을 고려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였다. 우리 얘기 한번 들어본 적 있나”라고 항변한 뒤 회의실을 나갔다. 이후 김 사장은 격앙된 어조로 “어떻게 (일도) 못하는 사람이 감히 사장 앞에서 할 얘기가 뭐 있나. 실적이 좋은 사람이 그렇게 얘기하면 할 권리가 있다. 이 친구가 권리가 있나? 아까 그 친구 수익은 얼마 내요” 등 상당 시간 동안 박 과장을 비판했다. 박 과장의 동료는 “박 과장은 실적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전했다.
사장이 지점을 떠나고 불과 8시간 만에 박 과장은 ‘자택대기 대기발령’을 통보받았다. “어쨌든 살아남으려면 사장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는 동료의 말을 듣고 박 과장은 사장실에 전화를 걸었다. 사장은 통화를 거부했다. 이후 지난 17일 인사위원회에 회부됐고, 22일 정직 처분을 받은 것이다. 이날 박 과장에게 동조해 “맞는 말이다”라고 단 한마디를 했던 다른 직원은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오른쪽)에게 연하장을 주는 오 차장. 두 사람의 관계는 유사 부자관계에 가깝다. 웹툰 갈무리
|
|
증권사 인력구성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