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06 17:36
수정 : 2005.02.06 17:36
장미빛 기대 속 가스 조심
주식시장이 연초부터 끓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고점 수준에 다다르면서 종합주가지수 1000 돌파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대세 상승론이 확산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폭등세를 보였다.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 책임자와 자산운용사 운용본부장 등 4명한테서 향후 증시 국면에 대한 진단과 투자 전략을 들어봤다.
상반기 1000-연말 1100 넘을 수도
기업실적 우량종목 유리
이춘수 대한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대세 상승에 동의한다. 적립식펀드에 대한 개인들의 수요가 늘고 기관투자가의 주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이익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후 개인과 기관은 증시를 계속 외면해왔는데, 최근 배당수익률이 금리보다 높아져 주식의 매력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유동성이 얼마나 보강되느냐에 달렸지만 상반기 안에 지수 1000 돌파가 가능하다. 경기회복이 가시화하고, 1분기가 최악인 기업이익도 2분기 이후엔 좋아질 것이다. 증시에 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되면서 연말에 1100까지 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다.
기업실적이 우량한 종목을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직접 투자에는 경기·금리·환율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전문투자가에 맡기는 게 좋다. 아직 이른 감은 있지만 1분기 바닥에서 회복이 예상되는 아이티주와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이익도 크게 느는 은행주가 유망하다.
꾸준히 오르는 선진국형 증시구조
개인은 간접투자 바람직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 =지난해부터 증시가 장기 상승국면에 돌입했다. 지수 1000에서 고꾸라지는 장은 이제 되풀이되지 않는다. 증시가 판이하게 변했다. 기업의 수익력이 강해져서 대외여건이 좋으면 돈을 벌고 여건이 악화되면 적자전환되는 구조가 아니다. 기업 이익의 순환사이클에서 저점과 고점이 높아지는 추세다.
예전에 국내 증시에 없었던 장기투자자들이 많이 생겼다. 외국인은 장기보유 목적으로 들고 가고, 연기금의 주식수요도 늘고, 기업은 현금이 많아 자사주를 계속 사들인다. 개인마저도 적립식 투자 문화가 형성됐다. 주식의 수급이 달라진 것이다.
기업 이익의 질이 좋아져 2~3년간 주가가 천천히, 꾸준히 오르는 선진국형 증시구조로 바뀌었다. 외국인도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 탄탄한 활황장이 될 것이다.
개인은 간접투자가 바람직하다. 외국인 등 전문투자자가 많아 개인이 직접 뛰어들어 수익을 내기 힘들다. 직접투자를 한다면 초대형 우량주를 2~3년 오래 들고가는 전략을 권한다. 코스닥은 아이티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기업이 많지만, 코스닥에서 개인이 직접 매매하기엔 위험이 있다.
2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 불안
기초에 충실한 투자라야
임송학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경기사이클과 동떨어져 대세 상승을 말하기 어렵다. 내수는 회복 조짐이 있다 하더라도 강한 회복세 기대는 여전히 이르다. 수출은 지금까지 좋았지만 2분기 이후 둔화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증시 상승은 국내 유동성이 보강되고 미국과 중국 경기가 아직 본격적으로 둔화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상승장의 연장이지 새로운 시작은 아니다. 2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미국 금리가 조만간 연 3%에 근접하면 글로벌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국내 유동성에 의한 장세도 3개월 정도는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 주식형펀드에 돈이 들어오는 것은 일부 긍정적이지만 전반적으로 자금 유입이 강하지 않다. 내수가 뒷받침돼야 돈이 들어올 수 있다.
1분기 중에 지수 1000 돌파 시도는 할 수 있지만 넘어서기는 어렵다. 2분기는 어렵고 3분기에 800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지수대가 좀 부담스럽다. 지수관련주보다 주가수익률(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가치우량주,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이 유리하다. 단기 매매보다 펀더멘털(경제기초)이 우량한 종목을 장기 보유하는, 기초에 충실한 투자를 권한다.
은행금리 낮고 주식배당률 높아져
세계 톱5 부품업체 관심을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본부장 =올해 증시는 박스권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다. 종합주가지수가 1100을 기록했던 1994년과 비교해 거시경제가 나쁘지 않고 기업들의 실력도 월등히 좋아졌다.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가 넘고 외부충격에 견딜 정도로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시중유동성이 은행에서 증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내 상장기업 150개의 부채비율은 평균 87%로 부도날 우려는 없는데 평균 배당수익률은 3.4%로 정기예금 금리 못지 않다. 은행이 안전자산이고 주식은 위험자산이라는 개념도 바뀌고 있다.
상반기 안에 지수 1000 돌파가 가능하다. 정부가 재정집행의 70~80%를 상반기에 집중하고 벤처기업 육성 등 내수 부양에 ‘올인’하고 있다. 내수가 살아날 조짐이면 주가는 먼저 오른다.
정부정책의 수혜를 받는 건설·증권 등 대중주들이 먼저 오를 것이다. 선가가 오르는 조선업과, 경기가 바닥을 친 엘시디(LCD)업종, 가격 주도권을 쥔 철강업종이 유망하다. 코스닥은 과열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이익이 안나는 회사가 오르는 건 문제다. 반도체·엘시디·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세계 톱5위 안에 드는 쪽의 부품업체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이호을 기자
he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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