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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승호(28·남)
중앙대학교 영문과
2006년 1~3월 로레알 인턴
현 로레알 레드켄 브랜드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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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인턴 4명이 만났다
무조건 현장가다 ‘문전박대’열정 높이 사 정직원 채용 1년 전 이들은 학생이거나 백수였다. 한명은 국제 변호사를 꿈꾸다가 좌절했고, 한명은 아프리카 오지에 있었다. 4명 모두 학점이 좋지 않았고, 두명은 어학연수 경험도 없었다. 하지만 1년 뒤, 글로벌 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거친 이들은 희망에 차 있다. 모두 취직을 한 것은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장래 희망은 구체적으로 그리며 ‘파이팅’을 다짐했다. 유수 글로벌 기업에서 인턴으로 활약했던 젊은이 4명이 한데 모였다. 13일 마포 한겨레신문사 건물 8층 대회의실 두시간동안 진행된 좌담에서 이들은“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체계적인 인턴십”이라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인재를 중요시하는 글로벌 기업일수록 체계적인 인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상당수 국내 기업들이 회사 견학이나 허드렛일을 시키는 ‘홍보용’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회=만나서 반갑다. 우선 하늘의 별따기라고 소문난 인턴자리에 어떻게 합격했는지 비결부터 알려달라. 옥승호=나는 괴짜라서 뽑은 것 같다. 방송 외주 제작사에 들어가 아프리카에서 6개월동안 일했다. 외모도 보다시피 좀 별나고(일동 웃음) 마라톤 등 운동을 즐긴다. 면접에서 플룻 등 음악쪽에 조예가 깊은 점 등을 밝히며 ‘나는 이렇게 독특한 사람’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는데 로레알이 다양성을 존중하는 프랑스 회사다보니 좋게 봐줬다.
상품회의서 의견 반영해줘
현장서 일하며 내 적성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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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정(25·여)
이화여자대학교 보건교육/경영학 복수전공
2005년 6~8월 한국씨티은행 인턴
8월 미국 컬럼비아대학 유학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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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도 정직원 대우에 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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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25·여)
서강대학교 대학원 전자공학과
2005년 7~12월 독일 지멘스 본사 인턴
현재 대학원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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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눅 안들고 내 의견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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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우(26·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2005년 7~8월 피엔지 인턴 현 피엔지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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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판촉 등 상업적 이용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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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3년새 국내 주요기업들이 인턴사원 채용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 사이에선 인턴취업도 ‘별따기’라는 말이 돌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인턴을 뽑는 곳도 늘어, 채용절차도 정규직만큼 까다로워지는 추세라는 게 인사담당자들의 말이다. 하지만 인턴생활 경험자들 중에는 “국내기업들이 공채와 대학생 연수프로그램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느낌”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올해 상반기에도 삼성, 포스코, 신세계, 롯데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인턴사원을 많이 뽑았다. 이들 국내 대기업들의 인턴채용은 규모가 크고, 정규직 공채시험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업 희망자들의 관심이 높다. 삼성그룹에서 인턴생활을 한 김 아무개(27)씨는 “삼성그룹의 문화나 직무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받아 보람있었다”면서 “아쉽다면 기간이 짧아 실제 직무능력을 평가받을 기회가 없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달 남짓 지속되는 국내 주요기업들의 인턴십은 “기업의 맛만 보여주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기업에선 선배사원과 인턴사원을 일대일로 연결하는 멘토링 제도를 도입하는 밀도 있는 인턴교육을 시행하는 반면에, 아직도 인턴을 뽑아 심부름이나 단순반복작업만 시키는 곳도 적지않다. 정부에서 1인당 30만원을 보조받는 아르바이트생 정도로 여기는 셈이다. 최근 법률사무소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는 나아무개(22)씨는 “영어문서를 워드로 옮기는 것 같은 허드렛일 위주라서 실망스러웠다”면서 “점심배달을 해오라거나 서류정리를 시키고 먼저 퇴근하는 정규직 사원들을 보면 얄밉기도 하다”고 전했다. 취업포털 인쿠르트의 최승은 팀장은 “일부 기업의 인턴 운용을 보면 너무 상업적인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음료, 미용용품 등 소비재 상품을 다루는 기업의 경우 이들을 상품 홍보인력이나 마케터로 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최팀장은 “포스코, 삼성전자, 신세계 등 주요기업들 중 상당수가 공채 때 가산점을 주는 등 인턴십을 실제채용과 연결하고 있다”면서 “기업홍보 차원을 넘어 실제 인재를 확보하는 창구로 인턴십을 활용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라고 밝혔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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