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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보존전문가 : 삼성미술관 리움 김주삼 보존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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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순의 톡톡 튀는 직업인] 문화재 보존전문가 김주삼씨
회화·도자기등 전공 엄격 구별보람 크지만 긴장 절대 못풀어 희소가치가 높은 문화재나 그림, 도자기 같은 작품들을 대대손손 많은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으려면 전문가의 손길이 필수적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김주삼(47) 보존연구실장은 문화재 보존전문가다. 그의 손길을 거친 수많은 명작들이 가치를 더욱 빛내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문화재 보존전문가의 일은 손상된 문화재를 복원하는 일과 손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복원이란 노화나 사고 등으로 외형이 파손된 작품의 원형을 되찾아 주는 일이죠. 찢어지거나 물감이 떨어져 나가 흉하게 변한 미술품을 감상에 지장이 없게 ’보수’해 주거나 흙이나 녹 등의 이물질에 덮인 토기와 금속 유물의 원래 모습을 찾아주는 일이지요. 최근에는 문화재가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주변 환경을 미리 개선해주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업무가 되고 있습니다.” 문화재 보존전문가의 일이 치료와 예방을 하는 의사와 마찬가지라고 해서, 문화재 보존전문가를 ‘문화재 의사’로 부르기도 한다. “이 분야의 전공은 의사들처럼 엄격히 구별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처럼 근현대 회화 보존전공이 있는가 하면 금속유물이나 도자기, 조각, 한국화, 벽화, 사진 등 장르에 따라 다양한 전공의 보존전문가가 있습니다.” 근현대 회화 작품을 다룬다고 해서, 그가 미술을 전공한 것은 아니다. 엉뚱하게도 그의 전공은 화학이었다. “사실 대학시절에 전공 공부보다 동아리에서 그림 그리는 일에 더 빠져 지냈지요. 80년대 초 한 미술잡지에서 손상된 우리나라 작품들을 일본에 보내 복원한다는 기사를 읽고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뒤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할 때 미술에 대한 관심과 화학 전공을 접목시킬 수 있는 분야가 문화재의 보존이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인 공부를 하고자 유학을 떠났지요.”
김 실장이 일하는 공간에서 미술품을 다루는 어두컴컴한 공방의 분위기는 찾을 수 없었다. 현미경과 X-레이, 자외선 촬영장치, 화학분석기기 등이 밝은 조명 아래 청결하게 유지돼 있어, 설비가 잘 갖춰진 병원이나 자연과학 연구실을 연상케 한다. “파손된 채 흉하게 변해가는 문화재를 내 손으로 복원하여 예술혼을 되살려 놓았을 때, 정말 대단한 보람과 자부심을 맛봅니다.귀중한 문화재를 가장 가까이에서 다루는만큼 문화재에 숨어있는 선인의 숨결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즐거움도 적지 않지요. 이인성이란 작가의 <복숭아>라는 작품을 복원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작은 충격에도 물감이 우수수 떨어져 나갈 정도로 심각하게 망가진 작품이었는데 전시관에 걸어놓기까지 꼬박 4개월이 걸렸습니다.” 중요한 문화재에 직접 손을 대어 치료하는 일이다 보니, 보람이 큰만큼 한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다.순간의 실수로 귀중한 예술품이 내손 안에서 훼손돼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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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순의 톡톡 튀는 직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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