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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살 정년에 이어 종신 고용 제도를 도입한 주식회사 남이섬은 평생 일할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종신 고용 계약을 맺은 조경사 장기성(73·왼쪽)·김동제(75)씨가 목재 고르기를 하고 있다. 영상미디어팀/이규호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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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바람 일터 만들기 1부 ⑥ 정년 연장
강원도 춘천시와 경기도 가평군에 맞닿은 반달 모양의 남이섬. 이곳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남이섬’이 ‘80살 정년’에 이어 올 들어 ‘종신 고용’ 제도를 도입했다. 대부분 직장인들이 정년을 채우기는커녕 언제 잘릴지 모르는 구조조정 불안감에 떨어야 하는 현실에서, 종신 고용은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일는지 모른다. 역발상 실험으로 한해 150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이 작은 섬에서 평생 일자리를 얻은 이들을 만나봤다. ㈜남이섬 임금피크제로 ‘80살 정년’에 ‘종신 고용’까지정년연장·퇴직자 재고용으로 ‘숙련자’ 확보하는 기업도 “손에서 일을 놓아버리기엔 너무 젊어 보이지 않습니까?” 지난달 30일 오후, 메타쉐콰이어 숲길에서 만난 초로의 한 일꾼이 연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남이섬에서 청소일을 하는 신명호(67)씨다. 전직 교장 출신인 그는 3년째 이곳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그의 하루 일과는 아침 8시 섬 곳곳에 모닥불을 피워놓는 것으로 시작된다. 섬 구석구석을 살피며 쓰레기를 치우고 정리정돈을 하는 게 그가 하는 일이다.

“정년연장·임금부담 사이 접점 마련 시급”
재계 반발·임금피크제 부작용 줄일 대안 필요 정년 보장을 넘어 정년을 연장하려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연장은커녕 보장조차 제대로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장기 고용을 기피하는 이면에는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가 자리잡고 있다. 연공 방식은 성과와 업적에 상관없이 오래 있을수록 급여를 많이 받는 제도다. 그 대안의 하나로 도입된 것이 ‘임금 피크제’다. 일정 연령을 정점으로 임금을 단계적으로 삭감하되 정년까지 근무하게 하는 것인데, 문제는 이것이 해법이 아니라는 점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빌미로 정년을 줄이는 기업들이 생겨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임금 피크제는 직무급이나 성과급 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도입된 과도기적 제도”라며 “현재 임금 체계를 바꾼다면 정년 연장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면서 고용을 보장하는 쪽으로 접점을 찾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정년 연장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부는 정년 연장을 의무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으나, 재계의 반발도 만만찮다. 사용자단체인 경총은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은 신규 채용을 억제시켜 청년 실업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에선 법률로 정한 정년을 다시 연장하는 추세다. 일본과 영국, 독일 정부는 5년 안에 최고 68살까지 정년을 늘릴 방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60살 이상 되도록 노력한다’는 권고 조항이 있을 뿐이다. 대한은퇴자협회가 조사한 바로는, 가장 합리적인 은퇴 연령은 65살이다. 홍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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