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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전 서울 역삼동 지에스(GS)타워에서 김봉섭(가톨릭대 국제통상전공 4학년·사진 왼쪽)씨와 이재영 지에스칼텍스 인사부문 전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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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팀장과 절친되기] ⑨ 지에스(GS)칼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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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고경영자가 반드시 최종 면접에 참여하는 기업. 지에스칼텍스 채용전형의 또 다른 특징이다. 허동수 회장은 한 번도 최종면접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적이 없고, 직접 지원자들의 자질을 점검한다. 회사 쪽은 그만큼 지에스칼텍스가 인재선발에 공을 들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자기한계 극복·리더십 발휘 경험 있는 지원자 우대
허동수 회장이 직접 역사관 따져…국사 시험 필수
지에스칼텍스는 올해 9월에 대졸 신입사원 50명가량을 채용한다. 지난해 채용 규모와 비슷하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채용 규모가 크지 않다. 올해는 잡셰어링 차원에서 에너지인턴도 네 차례에 걸쳐 450명 뽑을 예정이다. 지에스칼텍스 채용전형은 서류전형→ 조직가치 부합도 검사→ 종합직무역량 검사→ 역량 면접(집단, PT, 개별면접 등)→ 최종 면접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정유업체 입사에 도전할 예정인 김봉섭(27·가톨릭대 국제통상전공 4학년)씨가 지난 22일 서울 역삼동 지에스타워에서 이재영 지에스칼텍스 인사부문 전무를 만났다. 김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에스칼텍스 신입사원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점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말씀해달라.
“신뢰와 도전, 유연, 탁월 등 네 가지 조직가치를 바탕으로 전략적 사고와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한다. 조직가치를 달달 외워서 실천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에너지인턴은 어떻게 운용되나?
“원래는 여름방학에 인턴십을 운용해, 이를 이수한 학생들에게는 정규 채용 때 1차 면접을 면제해줬다. 간혹 정말 우수한 인재라는 점이 검증되면 곧바로 채용되기도 했다. 올해는 에너지인턴을 운용하기 때문에 기존 인턴십 프로그램은 실시하지 않는다. 에너지인턴은 3개월씩 구직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을 위주로 교육을 받는다. 자기소개서 작성법이나 면접스킬 등도 포함된다. 두 달간 현업에서 이루어지는 프로젝트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다만 에너지인턴의 경우, 정규 채용 때 부여하는 별도의 가산점은 없다.”
-경쟁률은 어느 정도인가?
“에너지인턴 1기들이 이번 달에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2기가 8월부터, 3기가 11월부터, 4기가 내년 2월부터 운용된다. 한 번에 100명씩 뽑는데, 이번에는 1400명이 몰렸다. 도움을 받으면 취업 가능성이 높아지는 사람들을 위주로 선발한다.”
-채용전형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을 꼽는다면?
“회장님이 직접 면접에서 지원자들의 역사관을 본다. 보통 최종면접에 3배수 규모로 올라오는데, 한 번도 참여를 안 하신 적이 없다. 우리도 처음엔 역사관에 따라 좋은 인재가 가려질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한국 경제에 이바지할 인재들은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회장님의 뜻이 워낙 강하다. 일일이 텔레비전 사극을 빼놓지 않고 보시기 때문에, 사극에 관련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신다. 지난해의 경우, 촛불집회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한국사 능력시험도 치러야 한다던데?
“국사편찬위원회에 의뢰해 30문제가량을 출제한다. 공고를 할 때 전체 시험문항의 50%는 예상문제 풀(250문항)을 먼저 보여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웃음) 그런데 단순한 역사 사실을 묻는 문제들이 많은 편이어서, 역사관을 볼 수 있는 유형의 문제를 좀더 출제해줄 것을 관련기관에 의뢰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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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스칼텍스 채용전형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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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역사적 사실이라도 보는 시각이 다를 수가 있다. 어느 한쪽에만 편향적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가르기식으로 역사를 이해하기보다는 포괄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사람이 유리하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귀를 닫지 않고 듣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포용적 역사관이랄까?”
-구직자들 사이에서 학벌을 많이 본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그런가?
“출신대학을 보는 이유는 결과적으로 최종 면접 때 통과할 가능성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삼성전자 등과 같은 기업처럼 수천명씩 뽑을 수 없고 소수 규모만 뽑기 때문에 외부의 시선이 그럴 수도 있겠다. 다만 학력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한 지원자를 우대하고 있다.”
-어떤 경험을 한 지원자가 유리한가?
“남들이 쉽게 하기 힘든 특이한 경험을 한 이들을 우대한다. 예를 들어 슈퍼모델 대회 입상경력으로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도 있다. 이 지원자는 최종 합격했다. 외국의 유명한 산을 등반했거나 마라톤 완주 등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한 사람, 큰 규모의 단체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 근성을 필요로 하는 복싱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은 사람 등 다양하다.”
-중소기업 인턴 경험도 도움이 되나?
“자기가 했던 일만 죽 적어놓은 지원자들에겐 눈길이 가지 않는다. 그런 일들을 통해서 어떤 걸 얻었다는 걸 명시해야 한다. 대기업 인턴 한 달가량 하면서 회사 구경만 하다가 오는 것보다는 작은 기업이라도 직접 어떤 일을 수행해서 뭔가 개선해냈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1차 역량면접에선 어떤 이들이 좋은 점수를 받나?
“프레젠테이션 면접에서 실제 지원자들이 입사 뒤에 겪을 수 있는 비즈니스 상황이 주어진다. 보통 20~30쪽가량의 자료를 사전에 주는데, 주어진 자료들을 논리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단순히 데이터들을 짜깁기해선 좋은 점수를 얻을 수가 없다. 프레젠테이션 스킬도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 자신 있는 목소리와 좋은 몸짓을 보여주는 지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는다.”
-마지막으로 입사를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이른바 ‘스펙’만으로 취업을 하기는 어렵다. 이전에는 중상 수준 정도만 되면 취업이 잘 됐다. 지금은 그 정도 수준이면 대부분 실패한다. 그만큼 경쟁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특별한 강점을 쌓아나갔으면 한다. 많은 기업들이 지원자들에게 바라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정리·사진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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