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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여성 75% “자발적 퇴사 아니었다” |
위민넷 · 인크루트 조사…출산 · 육아 불이익 여전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문제로 회사를 그만두고 있으며, 퇴사 후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고용의 질은 나빠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취업포털 인크루트(incruit.com)와 여성공익포털 위민넷(women-net.net)이 함께 여성 1147명의 ‘취업현황’을 조사해보니, 전체 응답자의 48.6%가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장에 다니는 비율을 살폈을때 미혼여성은 58.7%,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은 56.6%,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은 44.1%로 나타나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경제활동 참여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장에 다니다 그만둔 적이 있다는 답이 78.6%로 조사됐는데, 직장을 그만 둔 이유는 결혼(25.3%), 출산(20.6%), 육아(18.6%), 구조조정(14.0%) 등이 꼽혔다. 자발적으로 퇴사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미혼여성은 56.8%가 “그렇다”고 답한 반면,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은 75.1%가 “자발적 퇴사가 아니었다”고 답해 출산·육아 등의 문제로 반강제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여성들은 출산·육아휴직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 중 출산휴가를 제대로 사용한 사람은 10명 중 3명(30.3%)에 그쳤다. 휴가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이들은 “회사의 눈치가 보여서”, “회사에 대체 인력이 없어서” 등의 이유를 들었으며 “출산 휴가를 쓰려면 회사에서 퇴사하라고 했다”는 대답도 7.2%를 차지했다. 육아휴직을 썼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반면 여성들의 취업 의지는 매우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에 다니지 않는 여성 중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의 비율이 72.0%에 이르렀으며, 자녀가 없는 기혼 여성(72.0%)이나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68.3%) 모두 경제활동 참여 의지가 매우 높았다. 그러나 재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비율은 41.8%에 그쳤다. 미혼 여성의 재취업 성공률은 61.9%에 이르렀지만, 자녀없는 기혼여성은 44.7%,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은 36.8%에 그쳐 결혼과 출산이 재취업에도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취업을 전후로 정규직 비율이 79.0%에서 51.9%로 급감해 재취업에 성공해도 고용의 질은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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