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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임시직 많아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주부와 노인들이 대거 돈벌이에 나섰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부분 음식점이나 이·미용실 등 불황이 심한 내수 업종에 취업한데다, 고용 형태가 상당부분 임시직 등 불완전 취업이어서 고용 증가에 따른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2004년 고용동향 개요’ 자료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여성 취업자 수는 936만4천명으로 전년보다 25만6천명(2.8%) 늘었다. 이는 지난해 늘어난 전체 취업자 41만8천명의 61.2%에 해당한다. 여성 취업자 증가세는 규모나 증가율면에서 지난 2000년(43만2천명, 5.2%) 이후 최고치다. 특히 30~50대 여성 취업자가 19만2천명이나 늘어 전체 여성 취업 증가분의 75%나 됐다. 취업 전선에 뛰어든 여성 4명 중 3명이 전업주부로 있다가 돈벌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노인들의 취업 참가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60살 이상 노인 취업자 수는 모두 225만7천명으로 전년보다 11만5천명(1.4%) 증가했다. 특히 60~64살 취업자는 1만4천명만 는 반면, 65살 이상 고령층이 10만2천명이나 증가해 노인 취업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65살 이상 노인의 취업 증가율은 무려 8.9%에 이른다. 전체 취업자 증가율 1.9%의 4배를 넘는 것이다. 이처럼 여성과 노인층 취업이 늘면서 지난해 일자리 증가는 정부의 목표치인 40만개를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전문직이 아닌 가계 종사자들이 어려운 생활 때문에 취업 전선에 나선 경향이 많다는 점에서 지난해 우리 경제가 그만큼 좋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재경부는 분석했다. 더욱이 이들 취업자의 상당수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음식·숙박업이나 개인서비스업 등 내수 업종에 고용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7만6천명을 신규 채용한 음식·숙박업의 경우 취업자의 거의 전부인 94.7%가 여성이었고, 이·미용과 욕탕, 마사지, 세탁업, 간병인 등을 포함하는 개인서비스업도 신규 취업자 17만4천명의 75%(13만1천명)가 여성이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음식·숙박업의 경우 통상 매출 증가에 따라 고용이 늘어나는데, 지난해에는 매출이 급감하는데도 고용이 늘어나는 ‘생산-고용의 괴리 현상’이 나타났다”며, “이는 별다른 기술이 필요없는 음식·숙박업에 주부 등이 대거 몰리긴 했지만 이들의 체감경기는 전체 경제 지표보다 훨씬 나빴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일시휴직자(3만명)와 주당 35시간 이하 취업자(15만명) 등 불완전 취업자가 18만명으로 전년(13만명)보다 5만명이나 늘어나는 등 고용 개선의 체감도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우리 경제 여건상 여성과 노인의 취업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이 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게 되는 만큼 각종 서비스업의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정부의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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