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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2 16:47 수정 : 2005.06.02 16:47

온라인 창업을 통해 전자상거래업체인 옥션에서 인터넷 거상으로 자리잡은 신중근,고진선, 여인선씨(왼쪽부터).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인터넷 거상의 꿈, 신뢰가 밑천이죠”

장사 밑천도 없고 경험도 없는 초보 창업자들에게 위험부담이 비교적 적은 온라인 창업은 일종의 ‘기회’다. 초기비용이 거의 없는데다 시간조절도 자유로워 온라인창업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세상이 만만하지는 않다. 수천개가 넘는 온라인 매장에서 제대로 자리잡는 일은 생각만큼 앙안록하지 않다. 전자상거래업체인 옥션(auction.co.kr)에서 ‘잘나가는’ 판매자들에게 그들만의 성공비결을 들었다.

고객과 메신저 대화
싸면 왜 싼지 솔직히
‘나만의 물건’ 차별성

고객과 밀착하라=중소기업의 아기용 물티슈 하나로 월 3천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여인선(33)씨의 하루는 아기 엄마들의 일상과 맞물려 돌아간다. 엄마들이 여유가 생기는 오전 10시 무렵, 점심시간 직후부터 오후 4~5시까지가 여씨에게 가장 바쁜 시간이다. 엄마들과 메신저 대화를 통해 제품에 대한 의견과 불만을 듣고 집안·육아 문제 등 시시콜콜한 일상도 함께 공유한다. 결혼도 안한 총각이 감당하기에 버거워 보이지만, 여씨의 성공 비결은 이같은 ‘고객밀착’ 서비스다. “2003년의 첫달 매출은 30만원, 둘쨋달은 50만원에 그쳤어요. 하지만 아기엄마들의 커뮤니티를 다니며 제품을 많이 알리고 견본을 직접 써보게 하니까 조금씩 입소문이 나더군요.” 여씨는 엄마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제조사에 얘기해 물티슈의 물을 다른 제품보다 흥건하게 만들도록 했고 날카로운 상자 모서리도 둥글게 처리했다. 한달에 한번은 ‘예쁜 아기 콘테스트’를 열어 선발된 아기의 사진을 상표에 넣어 파니 엄마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또 인터넷 카페(daum.net/babylovegold)를 통해 단골고객들을 관리하고 두어달에 한번은 오프라인 모임도 연다. “총각이라 불편하지 않냐고요? 아뇨. 아기엄마들이 더 좋아해요. 하하.”

홍보는 솔직하게=고진선(43)씨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화장품, 기능성 속옷, 건강식품 등 500여가지 물건을 파는 온라인 상인이다. 개업을 해도 오프라인처럼 전단지를 뿌릴 수도 없어 고민하던 고씨가 생각해낸건 전자우편 광고다. 어버이날이나 스승의날 등 기념일에 맞춰 단골고객에게 편지를 쓴다. 기념일에 맞는 선물을 소개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너무 ‘광고스러운’ 말투는 자제하고 최대한 담백하고 진실되게 쓰려고 노력한다. “사실 제일 중요한건 제품의 질이죠. 제가 써보고 좋은 제품을 적극 추천해요.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가격이 비싸면 왜 비싼지, 싸면 왜 싼지를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부풀리지 않고 솔직담백한 홍보 덕분에 고씨의 신용도는 날로 높아졌고, 지금은 단골고객들이 고씨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인다. 창업 1년 만에 월 1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리며 ‘파워셀러’의 계단을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다.

나만의 물건찾기 노하우=2002년, 일본 여행을 갔던 신중근(28)씨는 현지에서 파는 디지털카메라(디카)의 값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한국은 지금처럼 디카가 널리 퍼지기 전이라, 일본에서 파는 디카는 종류도 많고 가격도 훨씬 쌌다. 디지털카메라 3대를 사들고 들어와 2대를 되파니 여행경비를 충당하고도 남았다. 그 다음에는 군대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로 번돈 500만원을 털어 카메라를 수십대 들여왔다. 물론 관세도 물고 정식 수입절차도 밟았다. 이렇게 여행경비나 마련하자고 시작한 ‘장사’는 디카 대중화 시대와 맞물려 자리를 잡았다. 신씨가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희소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이나 재고부족으로 값이 오른 인기제품을 주력상품으로 내놓았다. 단종 직전에 값이 크게 내려간 제품도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시장조사도 철저히 했다. 지난해에는 반년 가까이 일본 곳곳을 돌아다니며 싸고 잘 팔릴만한 물건을 찾았다. 처음 디카 10여대로 영업을 시작한 것이 이제는 100대를 훌쩍 넘었다. 신씨는 “일본에서도 고정된 거래처를 둔 것이 아니라 거리를 지나다가도 눈에 띄는 물건이 있으면 바로 바로 사들인다”며 “디카 마니아를 겨냥한 고급제품부터 값싼 제품까지 상품구성도 다양하고, 가격도 10~20% 싸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중요한 건 신용을 쌓는 일입니다. 물건과 판매자에 대한 믿음을 주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워요.” 신씨의 당부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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